영화 리뷰
2019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작 <사마에게>(For Sama)는 전쟁의 참혹함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시리아 내전의 최전선이었던 알레포의 끔찍한 참상을 담은 이 작품이 정말 위대한 이유는 전쟁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것을 넘어, 자신이 낳은 딸 ‘사마’에게 전하는 사랑과 증언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전쟁 속에서 피어난 한 생명에게 전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사랑하는 고국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
오늘의 영화 <사마에게>이다.
<사마에게>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시리아 내전의 최전선 알레포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담고 있다.
독재와 부패, 인권 탄압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대규모 시위로 번지자, 정부는 무력으로 이를 진압했고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었다.
이 비극의 현장에서 감독 와드 알-카딥은 의사인 남편과 함께 살아가며 매일 이어지는 공습과 폭격을 카메라에 기록했다.
그녀의 기록은 참상의 증언을 넘어 언젠가 딸이 성장했을 때, 자신이 어떤 세상에서 태어났고, 부모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딸 ‘사마’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이처럼 <사마에게>는 시리아 내전의 비극적인 역사적 흐름 속에서 한 가족이 겪은 생생한 실화이다.
또한, 민주화를 향한 열망이 어떻게 참혹한 내전으로 변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무수한 희생과 고통이 있었는지를 전하는 역사적 증언이다.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2011년, 감독이자 주인공인 와드 알-카팁은 저널리스트의 꿈을 키우던 대학생이었다.
내전이 발발하자, 그녀는 카메라를 들고 알레포의 참혹한 현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의대생이자 그녀의 남편인 함자 알-카팁은 폐허가 된 도시에 마지막 남은 의사로서 환자들을 치료했다.
영화는 와드가 그녀의 딸 사마에게 남기는 편지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녀는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들이 알레포에 남기로 결심한 이유, 그리고 그곳에서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매일같이 폭격이 빗발치는 내전 속에서 와드와 함자는 결혼을 하고, 그들에게 선물 같은 딸 사마가 찾아온다.
와드는 사마를 출산했고, 사마의 탄생은 전쟁의 한복판에서 피어난 기적과도 같았다.
96분의 러닝타임 내내 와드의 카메라는 폭격이 쏟아지는 현장, 병원의 응급실, 그리고 전쟁의 한복판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낸다.
매일 이어지는 폭격과 죽어가는 사람들, 특히 죄 없는 아이들의 죽음과 가족들의 울부짖음은 그곳이 얼마나 생지옥이었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영화는 와드가 사마에게 들려주는 내레이션으로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전한다.
그녀의 담백하지만 절실한 말들은, 단순한 다큐멘터리를 넘어선 딸에 대한 사랑과 역사적 진실을 향한 증언이다.
<사마에게>가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은 이유는 바로 이런 ‘진실성’에 있다.
전문 촬영팀이 아닌, 한 명의 아마추어 언론인이자 전쟁을 겪은 당사자가 직접 찍은 500시간의 영상은 전쟁을 재구성한 것이 아닌 전쟁의 날 것, 그 자체이다.
<사마에게>는 아직도 진행 중인 시리아 내전의 참혹한 실상을 보여주는 기록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사건은 실제 있었던 일들이다.
정부군의 계속된 공격에도 마지막까지 알레포를 지켰던 와드와 함자 부부는 결국 알레포를 떠나 영국으로 망명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시리아 난민들의 인권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영화는 전쟁의 잔혹함을 폭로하는 동시에, 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한 어머니가 자신의 딸에게, 그리고 세상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절절한 사랑의 메시지이자, 인간 존엄성을 향한 외침이다.
때때로 다큐멘터리는 영화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의 목소리이자 존재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와드 알-카딥 감독은 시리아 내전의 한복판에서 여성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전쟁이 무엇을 빼앗고, 또 무엇을 남기는지를 치열하게 증언했다.
시리아 내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수많은 와드와 함자, 그리고 사마들이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사마에게>는 그 잊지 말아야 할 진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강력한 증언이자 사랑의 기록이다.
에필로그
사마, 널 이런 곳에서 낳다니,
네가 선택한 것도 아닌데.
엄마를 용서해 줄래?
사마는 하늘이란 뜻이란다.
우리가 사랑하고 원하는 하늘,
폭격과 공습이 없는 깨끗한 하늘.
태양과 구름이 떠 있고 새가 지저귀는 하늘.
가장 무서운 건, 널 잃는 상상이다.
우리의 싸움은 전부 널 위해서였다.
사마, 나는 네가
이 모든 것의 증인이 되기를 바란다.
- 영화 <사마에게> 중에서 -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