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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쓰는 육아대디 Jun 25. 2024

어렵고 어려운 아이의 배변훈련

여름에 안 덥니..?

저희 부부는 아이의 배변훈련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적당히 크면 알아서 기저귀를 안 한다는 부모님의 의견과 오히려 배변훈련을 하려다가 스트레스를 받고 더 어려워진다는 말이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조금 조급해진 마음이 듭니다. 어린이집 같은 반 친구들 대부분은 기저귀 대신 팬티를 입고 있다는 아이의 말에 이러다가 너무 늦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 전에는 아이의 또래 친구들끼리 만나는 모임에 아내가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들 모두 기저귀를 졸업하고 팬티를 입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괜히 제 마음이 조급해지더군요.


"내가 봤는데,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보단 변기에 앉아서 놀아주는 것부터 시작하래!"


발빠른 아내의 정보력에 맞춰 천천히 아이의 배변훈련을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외출할 때면 항상 기저귀를 챙겨야하는 불편함도 있고, 아이의 활동은 많아지는데 날씨는 더워지다보니 보통 신경쓰이는게 아니더군요. 외출하고 기저귀를 갈아줄 때면 붉게 변해있는 안쪽 피부가 신경쓰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더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기저귀가 편하다고 말하더군요.


사실 잘 생각해보면 처음 팬티를 입히고 바지에 실수를 할 때. 그때 그냥 그렇게 몇 번 견디고 참아냈으면 지금쯤 기저귀 대신 팬티를 입고 있었을까하는 후회도 됩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본인이 불편하다고 느껴서 스스로 팬티를 선호하게끔 만들었어야했나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이 키우는 것이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초보 아빠, 초보 엄마로 돌아간 기분입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뭔가를 스스로 해내야하는 시기가 왔는데 막상 그것을 못하고 있을 때 또 이런 기분이 들까요. 아직 아빠와 엄마는 더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자기 전 아이가 변기에 쉬를 성공했습니다! 우와! 유레카! 이렇게 한걸음 아이도 저희 부부도 성장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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