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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쓰는 육아대디 Jun 27. 2024

언제 이렇게 말을 잘 했지?

밤 중 큰 웃음

퇴근 후 산책을 핑게 삼아 아내, 아이와 함께 동네 치킨집을 방문했습니다. 이제 막 오픈한 곳이라서 맛이 궁금하기도 했고 야식 겸 간단하게 맥주도 한 잔하려했습니다.


가게 내부는 이미 한 차례 손님들이 왔다갔는지 조용했고 가게 사장님과 저희 가족만 있었죠. 포장을 위해 주문을 한 뒤 치킨이 준비되는 동안 아이가 꽤나 지루해하더군요.


"근처 편의점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것 하나 사올게"


아내가 기다리는 것을 심심해하는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사장님 다녀올게여!"


아이의 명량한 목소리가 가게 빈공간을 채웠습니다. 가게에 계시는 분이 사장님인줄은 어떻게 알았고 잠깐 다녀온다는 것도 어떻게 알았고 이렇게 밝게 인사하는 것은 또 어디서 배웠는지.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더군요.


아이의 명량한 인사 소리에 가게 사장님도 함박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너무 예쁘게 잘 한다며 칭찬도 해주셨습니다. 그 덕에 작은 사이다 한 캔을 서비스로 받기도 했죠.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참 어릴 때는 언제 크나, 밥은 언제 먹나 시간이 참 느리게 간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금새 분유에서 이유식, 이유식에서 일반식으로 넘어왔고 씩씩하게 어린이집을 다니는 모습을 보면 언제 이렇게 컸는지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입니다.


한참 엉뚱한 대답과 엉뚱한 말로 저와 아내에게 큰 미소와 재미를 선사해주는 지금 이때가 조금은 길었으면, 시간은 조금은 천천히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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