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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쓰는 육아대디 Jun 30. 2024

어쩌다보니 집콕 주말

E부부의 주말 살이

모처럼 만에 주말이었습니다. 지난 주 당직 근무 탓에 주말을 온전히 즐기지 못해서 이번 주말을 많이 기다려왔습니다. 아이와 함께 시간도 보내고 나들이도 가고 멋진 카페도 가려고 했죠.


그런데 왠일입니까. 아이가 금요일부터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약을 먹었는데도 토요일에 상태가 더 심해졌습니다. 부랴부랴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해보니 전날보다 훨씬 더 심해졌다고 하더군요. 수액도 맞고 해열 주사도 맞고 약도 새로 처방받아왔습니다.


다행히 저녁부턴 열이 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일요일에는 다행히 열은 없었고 목만 심하게 부어있는 탓인지 속이 안좋아서 인지 죽을 토해냈습니다. 그래도 먹고 싶은 간식들은 꾸역꾸역 잘 먹더군요. 그래서 컨디션을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이틀을 보내고 나니 주말이 너무 순식간에 흘러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극E 성향을 가진 저희 부부는 주말에 집에만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근처 카페라도 나가서 바람 좀 쐬고 밖에 산책이라도 하는 것이 저희 일상입니다. 집에만 있는 것을 못 견뎌하는 성격이죠.


그런데 아이가 아프고 나니 집에만 있어야하는 상황이었죠. 답답하기도 하더군요. 저만 그런가 싶어서 아내한테 물어봤습니다.


"나도 답답해. 카페라도 가고 싶다"


아이가 아프면 상황이 완전이 바뀝니다. 이 세상 부모들이 그렇듯 모든 일정은 아이의 상황에 맞춰집니다. 간신히 여행 계획을 잡아놔도 아이가 아프면 취소할 수밖에 없고 모임을 잡아놔도 가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아쉽기도 하고 취소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아쉬움과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이가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빨리 낳았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 채우죠.


아이가 아픈 상태로 주말 집에서만 보내다보니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가 생각납니다. 그땐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라는 마음이었지만, 아이가 크다보니 어느새 저희 부부도 욕심을 내고 있더군요. 이것을 했으면 좋겠다, 저것을 하지 않아야하는데 등등 바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번 주말은 다시 초심을 기억하게 만들어줬습니다. '건강하게만 컸으면 좋겠다'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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