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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코 오빠 13화

교육부장

by 꾸니왕

다음날 아침 주인아저씨가 나가고 우리도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근데 밑에 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아배 아줌마 소리다.

“왜? 왔어요. 빨리 가요.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서 새끼들은? 새끼들은?”


“다 죽었어요.”

“뭐라고? 왜?”

“내가 죽였어요.”

그다음은 소리가 안 들린다.

대화 내용을 들었을 때는 분명 늑대파 교육대장이라는 아저씨가 내려온 것 같다.

달코 오빠는 나갈 준비를 하다가 테라스를 또 돌기 시작한다.

불안한 것 같다.

달코 오빠는 결심을 한 듯 나갈 준비를 한다.


“가자.”

우리는 대문 밖을 나가는데 깜짝 놀랐다.


트롬푸가 통키오빠랑 같이 있는 거다.

“트.롬..푸?”

나도 모르게 말을 하는데 자세히 보니 트롬푸가 아니다.

트롬푸보다 조금 더 늙었고, 근육이 더 있는 것 같다.

“달코! 엠버!”

통키 오빠가 우리를 부른다.

“인사해! 전에 말한 교육부장님.”

달코 오빠 13화

교육부장'민'

교육부장이라고 하는 분이 터벅터벅 우리 곁으로 걸어온다.

조용하던 나무가 갑자기 흔들리는 것 같고,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포스가 느껴진다.

“통키한테 이야기 들었다. 니가 싸움을 잘한다며? 달코라고 했나? 반갑다. 나는'민'이다.”

“저는 엠버인데요. 달코오빠는 저쪽인데요.”

나는 당황했다.

나를 달코오빠로 착각을 한 것 같다.

‘민’이라는 교육부장님은 달코오빠를 한번 쳐다보고 나를 한번 쳐다보고 달코 오빠 주변을 돌아보더니 웃는다. 동네 대장이라고 들었는데 동네에서 제일 작으니 황당한 것 같았다.


“니가 달코가?”

달코 오빠는 기분이 나쁜지 아무 말도 안 한다.

나는 뭔지 모르는 불안감에 어디에 눈을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통키오빠는 달코오빠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뭐라고 하는지 안 들린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달코 오빠는 어쩔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내가 달코인데 왜요?”

“아~ 이놈 봐라. 하하 그래 깡다구는 인정하마. 싸우려 온 것도 아니고, 그냥 얼굴 한번 보려 왔으니 봐주마.”


“뭘 봐주요. 내 하나만 물어봅시다.”

“뭐? 뭐가 궁금한데?”


“당신이 트롬푸 아빠요?”

“당신? 하하 이놈 이거~ 하하”

교육부장은 달코오빠를 한번 째려보더니. 다시 웃는다.

달코 오빠는 왜 저렇게 삐딱하게 나가는지 모르겠다.


“그래. 내가 트롬푸 아빠다. 왜?”

“분명 트롬푸는 병원에서 엄마랑 아빠가 만나서 자기가 태어났다고 해서 아빠 얼굴도 모른다고 했는데. 왜?”


“트롬푸에게 아배가 거짓말을 했는가 보군. 그런데 그게 왜 궁금하노?”

“그러니깐 아배누나랑 그쪽이랑 오래전부터 부부사이였네요. 그리고 트롬푸가 다른 데로 입양되자 아배누나가 주인할아버지한테 화가 나서 다시 그쪽을 찾아갔는데, 그 늑대파 대장은 아배 누나와 관계를 모르고 있었고, 그 사이에 몰래 그쪽과 또 사랑을 해서 아배 누나가 새끼를 가진 거네요. 그래서 늑대파소굴에서 탈퇴하다가 한쪽다리를 잃었고, 그걸 그쪽은 지켜주지도 못한 거죠. 그죠. 하하하”

“이 새끼가 웃어. 너 정말 죽고 싶어!”

“아니요. 제가 왜? 죽고 싶겠습니까? 그럼 볼일 끝났으면 늑대파 소굴로 가세요. 우리 동네에는 얼씬거리지 마시고,”


“이놈! 진짜 혼나 볼래!”

정말로 교육부장이 달코 오빠를 물것처럼 다가왔다.

달코 오빠는 꼼짝도 안 하고 그대로 쳐다보고 있었다.

통키오빠는 교육부장을 나는 달코 오빠를 막으면서 서로 거리를 두게 했다.

“내 오늘 그냥 가는데 다음에 왔어도 그렇게 예의 없이 그러면 너는 그때 죽는다.”

이 말을 하고는 통키 오빠하고 산 쪽으로 올라간다.


“죽여보시지.”

달코 오빠는 구시렁 거리며 다시 테라스로 올라가서는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오빠야~ 아까 왜 그랬노?”

나는 달코 오빠 앞에 가서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왜? 내가 무슨 틀린 말 했나? 아무도 못 오게 테라스 문 닫아라.”

나는 테라스문을 닫고 생각해 본다.

‘맞다. 달코 오빠가 틀린 말 한 게 아니다. 자기 새끼를 가졌는데 못 지켰으니.’ 나는 달코 오빠를 가만히 쳐다봤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달코야~ 친구야~ 뭐 하니?”

대문 앞에서 야키 놈은 기분이 좋은지 달코 오빠를 부른다.

“엠버야 문 열어봐라. 저 새끼가 누구보고 친구라고 그라노? 내가 왜 지 친군데.”

나는 문을 열어준다.


“야! 야키! 니 왜 내려와서 동네 시끄럽게 하노?”

“그게 아니고 니 오늘 똥식인가 그 애 동네애들 만나보러 간다고 안 했나? 나는 같이 갈라고.”


“그럴 필요 없다. 안 갈기다. 갈 필요도 없다. 늑대파는 무슨! 그냥 늑대파 저그들끼리 잘 살게 놔두라.”

“니 왜 그라노? 어제까지만 해도 늑대파 치로 가자고 난리더만.”


“됐다. 무슨 늑대파 친다고 그라노. 다 필요 없다.”

“왜? 이라노?”

야키 놈은 나를 쳐다보고는 ‘왜 이러냐고?’하는 표정이다.

나는 나도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다.


“들어가자. 엠버야.”

달코 오빠는 들어가다가 다시 돌아보며 야키 놈에게 한마디 한다.


“야! 야키 한 번만 더 친구라고 말하면 니 죽는다. 나쁜 놈의 새끼.”

야키 놈은 어이가 없는지 혼자 머리를 흔들며 올라간다.


“오빠야. 야키놈하고 화해하고 친구 하기로 한 거 아니가?”

“내가 미쳤나? 저렇게 나쁜 놈하고 친구 하게! 그때는 늑대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화해를 한 것처럼 했지.

그 새끼는 내가 죽을 때까지 용서 안 한다.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달코 오빠가 이제는 무섭게 보인다.


“엠버야 니도 이제 아배누나 불쌍하다니 그런 소리 하지 마라.”

“왜?”

“안 불쌍하니깐.”

나는 점점 더 이해를 못 하겠다.

그냥 알았다고만 대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감자아저씨가 집으로 찾아왔다.

둘이서 한참을 수군수군 거린다.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감자아저씨가 달코 오빠 등을 쓰다듬어주기도 한다.

‘설마 달코 오빠 우는 건가?’ 나는 달코 오빠를 쳐다보려 해도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왜? 울고 저러지? 뭣 때문에 저러는지’정말 모르겠다.

그렇게 달코 오빠의 야심 찬 계획은 한순간 스스로 포기해 버렸다.


달코 오빠는 다시 예전 달코 오빠로 돌아왔다.

자기 개껌은 숨기고 내 개껌은 몰래 먹고, 테라스에서 오줌을 싸고는 자기가 안 싼 척해서 나만 주인아저씨에게 혼나게 했다. 어떻게 저렇게 얄미운지 모르겠다.

“엠버야~ 오늘은 우리 이쁜이 집에 놀려갈까?”

“이쁜이집에 오빠가 왜 놀려가는데? 오빠는 감자아저씨랑 놀아라. 내 혼자 이쁜이 집에 갈 기다.”


“가시나 못 됐네. 치아라. 니 혼자 가라. 내는 감자랑 맛있는 거나 먹으려 가련다.”

나는 맛있는 거에 눈이 돌아갔다.

“뭐? 뭐 맛있는 거?”


우리는 대문 밑을 기어나간다.

“달코야!”

우리는 소리 나는 쪽을 쳐다보니 위에서 오른쪽 다리를 쩔뚝거리며 온몸이 피범벅이 된 통키 오빠가 내려오고 있다. 하얀 털이 온통 빨간 피로 물들어 있다.


“야! 통키야 이게 무슨 일이고?”

“일단 좀 들어가자.”

통키 오빠는 말을 하면서도 주위를 둘러본다.


“니 걸을 수 있겠나? 괜찮나? 엠버야 빨리 문 열어라.”

나는 뛰어 들어가서 테라스 문을 열고 오빠들이 들어가고 주위를 보고 문을 닫았다.


“자~ 일단 물부터 마셔라.”

“고맙다.”


“무슨 일인지 천천히 먹고 말해라.”

통키오빠는 숨을 크게 쉬더니 말을 하기 시작한다.

“지금 늑대파 대가리랑 그 식구들이 교육대장하고 몇몇 간부들을 물어서 가두어놨어.”

"뭔 말이고? 누가 누구를 가두어놨다. 말이고?"


“그게 늑대파 대장이 자꾸만 자기랑 친한 애들만 간부 시키고, 그 간부들이랑 맨날 술을 마시고, 놀기만 하고, 자기들 말 안 듣는 간부들은 다 자르고.”

“그래서?”


“그래서 교육부장하고 잘린 간부들이 이거는 아니다고 대장에게 이야기를 하려 갔는데 그 새끼들이 우리를 쿠데타 일으키는 놈들이다고 몰아서 교육부장하고 몇몇은 지금 부상을 당한 채로 철장에 있어. 나는 교육부장덕에 겨우 도망쳐 왔어. 달코야 좀 도와주라”

“뭔 소리하노? 뭘 도와줘. 내가 어떻게?”


그때였다.

갑자기 테라스 문을 열린다.

우리 셋은 너무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런데

“다시 말해봐라. 통키! 뭐가 어떻게 됐다고!”

아배 아줌마다.

하얀 붕대가 감긴 한쪽다리를 질질 끌며 테라스문을 밀고는 들어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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