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인조인간
상쾌 유쾌 명쾌
비가 스적거렸던 자리에
투명 공기로 젓는다
어디에 웅크리고 있었는지
곤충 호텔에서도 잠자코 있던 벌레들이
접었던 양탄자를 주단으로 깐다
물 만난 고기 떼처럼 인정받으려 하니
신바람 날리고
엎어놓은 항아리에 고인 물마저 마르면
대지가 춤을 춘다
꽃 벌레 나르고 수줍었던 꽃 향은
어깨를 턴다
사뿐사뿐한 발걸음
노란색 운동화 끈에
무당벌레 한 마리 똥을 누고 간다
애기똥풀이 괜찮다며 빤히 쳐다보는데
감전된 마음 밭에 오늘을 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