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선정 Oct 08. 2024

셀피시노마드, 나의 인생 선언문

50대, 당신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자신을 소개하는 어떤 글이든 취미를 쓰는 란이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있어 보이려고 하는 건지, 진짜인지 모르겠으나 "독서"라고 쓴다.

독서가 취미일까?.


어릴 때,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좋아했다. 추리 소설 한 권과 내가 좋아하는 새콤달콤한 사과 한 알을 가지고 아무도 찾지 못하는 다락방에 올라가 추리 소설을 읽을 때의 재미란!.

상상의 나래를 펴기 참 좋은, 뭐든 꿈꿀 수 있는 어린 소녀에게 그것만큼 즐거운 일이 또 있으랴!.


성인이 되면서, 독서는 살기 위한 성장을 위한 치열한 독서에 가까워졌다. 글을 읽는다는 것이 재미가 없으면 읽지 못하지만, 그걸 취미의 범주를 넣을 수 있는 문제인지는 좀 다르다.


어느 정도 나이 든 사람들끼리 모여 이야기하는 주제가 골프나 부동산, 투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것이면 그 사람에 대한 궁금증도, 흥미도 반감이 된다.


누구나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자신의 서사 하나쯤은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위해서는 그림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뭔가 다채로움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생은 갈수록 흰색도 아니고 검은색도 아닌, 회색 지대 그 어느 선인가 어정쩡하게 위치해 있는데, 자신의 삶의 빛깔조차 그렇다면 좀 슬플 것 같다.


그래서, 당신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무거운 짐을 메고 백 패킹을 간다. 굳이 세수도 할 수 없고 화장실도 없는 자연으로 떠나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누워서 바라보는 별, 눈 오는 길을 삽으로 펴가며 길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 밖은 칠흑이지만 텐트  안에 누워 바람소리를 듣는 고요한 시간을 이야기할 때 눈빛이 반짝인다.


누군가는, 더운 여름 땀이 소금이 되도록 뛰어 티셔츠가 하얗게 될 때까지 자신의 다리를 혹사하지만 어김없이 달리기의 매력에 빠져 뛰러 나간다.


2박 3일을 최소한의 시간만을 쪽잠으로 보충한 채, 장거리 자전거 레이스를 펼친다. 오르막을 오르고 자전거의 상황을 점검하면서. 허벅지는 터질 것 같고 입은 바짝바짝 마르는데 여지없이 그런 힘든 경기를 뛰고 나면 몇 kg의 몸무게가 빠짐에도, 다음 대회를 위해 준비하고 도전한다.


취미로 기타를 배우고 피아노를 배운다.


나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그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세 시간 네 시간 막힘없이 눈빛 반짝이며 얘기할 취미가 있을까?

아니, 나는 없다.


어릴 적 부모님의 성화에 그림도 그리고, 피아노도 배웠지만 뭐 하나 내 마음을 확 동하게 하는 게 지금은 없다.

그래서 어쩌면 나의 어릴 적 모습을 그리라면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다양한 색깔과 관심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회색빛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걱정 없고, 스트레스 없는 사람들, 시간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취미를 즐기는 것이라고 얘기하겠지만

어쩌면 그 반대로 치열한 인생에 숨 쉴 구멍이 필요해서 자신의 취미를 몰입해서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 면에서 나는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더 늦기 전에 지금 하고 있는 달리기도 조금 더 열심히 하고, 어릴 때 배우다 그만둔 그림도 다시 한번 시작해 볼까? 

햇볕과 그림자에 의해, 그리고 사람의 관점으로 똑같은 사물이라도 다르게 그릴 수 있다면, 좀 더 다채로운 인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에서다.


50대, 우리 이제 취미를 즐길 시간입니다. 어서 빨리!!



모바일 화가. 특이하다.

퇴직을 하고 어려운 집안 환경으로 하지 못한 화가의 꿈을 이룬 사람.

그림 그리기를 디지털과 융합하여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냈다. "모바일 화가"

태블릿에 그림을 그리고 개인전을 열고 자신같이 하고 싶었으나 포기한 사람들에게 다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친다.


우리나라가 모바일 화가가 가장 많은 멋진 대한민국의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꿈이라고.

태블릿 PC 하나 들고,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며 스케치를 하고 글을 쓰는 것이 남은 인생에 하고 싶은 일이라고 했다.


삶의 다양성을 위해, 자신의 취미와 디지털을 융합하여 새로운 창작자로 전환하고, 또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가치 체계를 만들어, 취미는 직업이 되고 꿈이 되고 작품이 된다.


그런 면에서 이번 뉴스레터의 주인공 정병길 화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못다 한 취미에 대한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킨다.


[셀피시노마드 뉴스레터 보러가기]

https://maily.so/selfishnomad/posts/c2f0986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