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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스푼 Nov 20. 2024

A.C.퍼치스 티핸들의 시음과 시향기 2

시향: Core Tea 중 6개의 차들 & Iconic Tea의 모든 차


전편에 이어 Core Tea 라인의 나머지 티들과 Iconic Tea 라인의 티들의 시향기를 쓰도록 하겠다.





인디안 차이는 틴의 자줏빛 색부터 꽤 인상적이었다. 루이보스와 홍차 베이스에 계피, 생강, 당귤나무 열매 껍질, 소두구 씨앗을 넣었는데 그래서인지 향신료가 진하게 묻어나는 향이었다. 개인적으로 Core Tea 라인 중에서 그린 자스민트와 더불어 가장 짙은 향기를 자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저스트 프룻, 퍼치스 카모마일과 함께 틴을 열었을 때 보이는 원료들이 가장 예쁜 티 중 하나라서 여러모로 인상에 남는 차였다.


그린 자스민트는 유기농 자스민 녹차에 유기농 스피어민트와 스피어민트 오일을 가미한 티다. 스피어민트 오일까지 넣어서 그런지 향을 맡았을 때 민트향이 정말 강렬했다. 살짝 신맛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로 센 민트 사탕 향이 났다. 인디안 차이와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는데, Core Tea 라인과 Iconic Tea 라인을 통틀어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향기를 가진 두 차들이었다.





화이트 템플은 백차에 파인애플 조각, 망고 조각, 파파야 조각, 당귤나무 열매 껍질, 딸기, 레드커런트, 아르메니아 살구, 양앵두와 천연향료를 가미한 티다. 원료로 파인애플, 파파야 등이 들어가서 그런지 향이 시원하고 향긋해서 기분이 좋았다. 파인애플 향이 특히 두드러져서 더 시원하게 느껴진 것 같았다.


루이보스 바닐라는 루이보스에 천연 바닐라 향과 천연 크림향을 입혔는데, 공식 런칭을 하면서 기존에 있던 루이보스 카라멜은 Core Tea 라인에서 빠졌지만 루이보스 바닐라는 계속 남아있게 된 것 같았다. 말그대로 은은하고 미미한 바닐라 향이 났다.





Core Tea에서 퍼치스 카모마일과 함께 새로 나온 티인 그린 팰리스는 유기농 센차를 베이스로 오렌지 껍질, 금잔화가 들어가며 천연 오렌지 향이 입혀진 티다. 얼그레이가 리치 향이 두드러졌다면 이쪽은 오렌지 향이 난 거 같은데, 많은 차들을 시향했다보니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인상이 강렬했던 티들에 비해서는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느껴진 것 같다.


쿨허벌은 퍼치스 카모마일과 같이 시음할 향기를 맡아봤지만, 원료의 향기도 맡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선 인디안 차이와 그린 자스민트의 향들이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어서 그런지, 비교적 향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거 같다. 시음했을 때와 큰 차이 없이, 다채롭게 향이 나기보다는 허브차다운 향이 난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던 기억이 있다.





아이코닉 티 테이스팅 세션에서 차를 마셔본 Iconic Tea 라인의 차들도 시향해보고 싶었다. 시음할 때 이미 향기를 맡아봤지만 찻잎의 향을 직접 맡아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고급스러운 패키지답게 뚜껑을 열면 Core Tea 라인의 틴과 달리 안에 뚜껑이 하나 더 있어서 이중으로 밀봉되어 있었다.


코펜하겐 블렌드는 티를 마셨을 때의 인상과 큰 차이는 없었다. 차의 향도, 원료의 향도 비슷한 느낌으로 무난하게 잘 맡을 수 있었던 거 같다.


서울 블렌드의 향은 우려낸 티를 맡았을 때와 비슷했는데 단, 원료라 그런지 티보다는 살짝 더 은은했다. 그래서 미미하게 달싸한 딸기향이 났다.


시티 컬렉션답게 코펜하겐 블렌드와 서울 블렌드 모두 이미지에 어울리는 패키지 디자인도 눈에 들어왔다. 우아하고 고즈넉한 풍취를 보여주는 코펜하겐 블렌드와, 강렬하고 에너제틱한 활기를 느끼게 하는 서울 블렌드 둘 다 인상적이었다.





퓨어 컬렉션의 세 차들도 차례로 시향해보았다.


퍼스트 플러쉬 다즐링 숭마는 구수함이 느껴지는 향이었다. 차에 비해 옅었지만 맑고 구수한 느낌이 들었고, 퍼스트 플러쉬답게 향도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가볍고 담백했던 거 같다.


케냐는 특유의 향기가 났는데, 그전에 마셔봤을 때의 맛이 워낙 인상이 깊어선지 향은 상대적으로 놀람이 적었다. 마치 커피의 산미를 비틀어 차로 치환한 것 같은, 토양의 풍미가 느껴지는 듯한 독특한 향기였다.


야바오도 케냐처럼 차의 인상이 진해서 향기의 기억이 조금 옅다. 야생에서 자란만큼 사람의 손을 덜 거친 날 것 그대로의 비릿한 느낌이 살짝 들었다.



2층의 From Leaf to Flixir에 전시된 Iconic Tea 라인의 패키지 뒷면. 각 티에 대한 설명들이 영문으로 적혀있다.


시향기를 끝으로 11월 14일 전시 오픈일에 맞춰 오픈런을 한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전시 관람과 아이코닉 티 테이스팅 세션 참가, 차들의 시음과 시향까지. 다양하게 A. C. 퍼치스 티핸들의 차들을 보고 마시고 맡으며 경험할 수 있었다.


티 테이스팅 세션으로 신규 런칭 되는 서울 블렌드를 비롯해서 새로운 Iconic Tea 라인의 티들을 전부 시음하고, 퍼치스 카모마일까지 마실 수 있었던 건 예상치 못한 기쁨이었다. 한국 공식 런칭을 맞이하며 궁금했던 여러 의문들을 해소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그러나 공식 런칭을 맞이하며 새로 열린 홈페이지로 먼저 공개된 라인업 외에,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스페셜 티와 같이 새롭고 특별한 만남은 없었다. 킹즈 블렌드를 포함한 로열 컬렉션 등 A. C. 퍼치스 티핸들의 독보적이고 유서 깊은 아이덴티티를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프리미엄 티들이 부재한 것도 아쉬웠다.



1층의 Perchs in Korea. 그전에는 직원분이 앉아 계셔서 찍지 못했던 쪽. 나갈 때 아무도 없어서 11월 14일 방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사진으로 찍었다.


A.C.퍼치스 한국 공식 런칭 기념과 동시에 열리는 전시였기 때문에, 본토의 고전적인 풍취를 좀 더 따오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현대적인 큐레이션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차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와서 편하게 즐길 수 있을 거 같았다. 단, 이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으로 가득한 차 마니아들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겠으나, A.C.퍼치스의 역사와 해리티지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은 이번 전시에서 열리는 특별 프로그램들 중에서 초청 연사와 함께한 티 토크&테이스팅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11월 16일 열렸는데, 차 이야기와 함께 A. C. 퍼치스 티핸들의 5종류의 티를 시음하게 된다고 해서 아이코닉 티 테이스팅 세션을 오픈런하기 위해 오픈일 첫 타임을 예약할 때 함께 예약을 마쳤다.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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