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있는 마음을 꺼내려고 했는데
가슴에는 팔이 없고, 손가락이 없었다
식물이 시간과 공을 들여 신엽을 피워내듯,
나는 아우성같은 몸부림을 쳐 팔을 뻗고, 손가락을 태어나게 해
마음을 옮겨 적으려 했다
지구 속은 팔들의 숲
수많은 마음들이 태어나 팔을 뻗었지만
마음을 옮겨 적은 이들은 굶어 죽었다
가슴 속에서 마음이 계속해서 자길 꺼내달라 아우성 치는데
폭발할 것 같은 마음이 자꾸만 가슴 안에서 아프게 치는데
그걸 옮겨적지 못하니 손가락이 쓸모 없게 되었어
입은 검어지고, 내뻗던 신엽이 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