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다짓기> 에서 30일 글쓰기 챌린지 계속 도전 중이다.
오늘의 팁 - 동사 어미가 겹치지 않게 쓰기
오늘이라는 하루 동안 내게 주어진 24시간, 나는 수없이 많은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해야 될 일은 뭐지?부터 시작해서 어떤 것부터 하면 좋을까?... 그리고 어제 못다 한 밀려있는 일은 뭔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등등
성경에서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여전히 나는 매일 생각하게 된다.
한 가지! 알래스카 시골섬에 살면서 좋은 점은 ‘무엇을 입을까’에 대한 생각은 한국에서 살 때보다 훨씬, 아니 5프로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도 내가 무엇을 입는지 별로 관심이 없다.
늘 비가 오는 곳이니 딱히 패션이라는 것도 없다. 그냥 비옷에 장화면 오케이다. 어쩌면 이런 환경이 나를 단순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 말은 내 생각도 거기에 맞춰 단순해진다는 것이다.
이곳에 와서 주기적으로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바로 남편과 아들의 헤어컷이다. 그 시간만 되면 조금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남편은 두려움에 떤다. 처음에는 헤어스타일이 꽤 잘 나왔는데, 아마도 한국에서 갓 왔을 때 그 스타일이 남아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호섭이가 되어 갔다. 정말 미안했지만 이발을 할 때 가끔 내게서 나오는 "어머" "어떡해"라는 말은 남편을 아주 긴장하게 만든다.
그리고는 남편은 거울을 보고선 "어떡하냐고" 탄식한다. 그럴 때 내가 하는 말이 있다. 걱정하지 말라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너무 힘들면 모자 쓰고 다니면 된다고!^^ 비가 많이 오는 곳이라 모자는 일상이다.
둘째 아들, 이발하고 난 다음날 학교에 갔더니 반 친구들이 혹시 바가지를 머리에 쓰고 잘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래서 두 남성분에게 말했다. 너무 힘들면 그냥 미용실로 가라고! 비싸도 괜찮다고! 참고로 여기는 팁까지 줘야 한다.
하지만 두 사람 다 꿋꿋이 미용실에 가지 않고 3년째 홈 헤어컷을 이용 중이다.
지난달에 타지에서 한국인 부부가 우리 섬에 방문했다. 사모님이 남편을 보자마자 내게 말했다. 직접 이발하셨나 봐요! "네~제가 잘하지는 못하지만 여차여차 이렇게 하고 있어요"~^^
그리곤 떠나기 전날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사실 전 직업이 헤어 디자이너였다고~그러면서 남편 머리를 손봐주셨다. 비법 전수를 해 주셨는데 나의 기억력을 철떡 같이 믿은 어리석은 탓에 그분이 가시고 나서 자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이곳에서는 내가 무엇을 입든 어떤 헤어스타일이든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의식할 필요가 없는 자유함이 있다.
대신 ‘무엇을 먹을까’에 대한 것은 늘 생각이 많아진다. 한국 식재료를 구하지 힘든 이곳에서는 한국 배달 음식이 그리울 때가 있다. 아이들과 가끔 이런 이야기들을 해본다. 한국에 보쌈집도 맛있었고, 꽈배기랑 생크림 케이크, 치킨도 너무 맛있었는데... 한국에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과 자주 갔던 식당들을 생각해 보며 그리워한다. 언젠가는 갈 수 있겠지… 기대를 가지고, 그 언젠가가 곧 오기를 소망해 본다.
올해 5월 5일, 우리 가족이 이 섬에 온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지난 시간을 생각해 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매일이 새로웠고, 매일이 적응기였다. 모두 다 좋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좋았던 일이든 힘들었던 일이든, 모두가 내 삶에 새로운 자양분이 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세 번의 겨울을 보내면서 이곳 사람들에게 들었던 말이 있다.
어쩌면 한결같이 매해 겨울마다, 이런 날씨는 지금까지 캐치캔에 살면서 처음 겪는다고 말했다.
그 말의 의미는?? 나는 매번 새로운 겨울을 이곳에서 맞닥뜨린다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시간이 지나도 늘 새롭다고 느껴지는 게 이곳의 삶이다.
나는 액티비티를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섬은 알래스카에서 크루즈가 제일 처음 도착하기에 관광객들을 위한 액티비티가 많이 있다. 물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비싼 돈을 내고 그것을 즐기지만 나는 그 돈을 내고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관광객을 잔뜩 실은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마음속으로 "좋은 시간 보내세요"라고 외치곤 했다.
그런데 최근에 나에게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에 변화가 온 것이다.
이제 이곳에 많이 적응된 것일까? 해보고 싶은 것들이 조금씩 생기면서 처음으로 마치 내가 관광객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 토요일 Coast guard tour도 특별한 경험이었지만, 이번주 금요일에 Lumberjack show를 로컬 사람들을 위해 5달러에 볼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5 달러를 내든지 아니면 캔 음식 다섯 개를 들고 가면 된다. 평소에 캔 음식을 잘 사지 않는지라 5 달러를 낼 생각이다. 너무 좋은 가격이지 않은가!
얼마나 재밌을까! 생각하니 정말 기대된다.
알래스카 캐치캔 Lumberjack Show를 구글에서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뛰어난 기술과 엄청난 힘을 보여주는 매혹적인 경쟁에 몰입하면서
스릴 넘치는 Alaskan Axe-tion을 경험해 보세요.
Great Alaskan Lumberjack show는
알래스카 남동부 유서 깊은 벌목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힘과 민첩성을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시연을 선보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미 학교에서 단체 관람으로 보러 갔었다. 첫째가 재미있다고 한 번은 볼만하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토요일이 기다려진다.
두 번째, 내가 꼭 해보고 싶은 액티비티가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해 보았던 것인데 바로 air taxi(경비행기)를 타보는 것이다. 이 섬에 처음 왔을 때 매일 아침마다 쉴 새 없이 바다에서 뜨고 내리는 경비행기 소리에 잠을 깨곤 했었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 언제부터 생겼는지 정확히 생각은 나지 않는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어른이 되고 나서 확실하게 깨달았다. 그래서 밖이 내다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너무 무섭다. 밖을 쳐다볼 수가 없다. 그래서 외부인이 없으면 바닥에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서 눈을 감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아이들과 놀이공원에 갔을 때였다. 첫째는 전혀 겁이 없어서 아빠와 아주 무서운 놀이 기구도 잘 타는데, 둘째는 나를 닮아서인지 회전목마 수준의 놀이 기구만 타기 원했다. 얼마나 감사한지^^
그런데 한 번은 둘째와 비행기 놀이 기구를 탔는데 높은 위치도 아니었고 큰 움직임도 없었는데 무서워서 눈을 감고 탔다.
이런 내가 과연 경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보니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경비행기가 사실 많이 위험하기 때문에 그동안 전혀 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어쨌든 내 심경에 어떤 변화로 인해 이제는 도전해 보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컬 친구가 정보를 주었다. 일주일에 한 번, 우리 주변에 있는 섬들에 우편물을 전달하는 경비행기가 뜬다고 한다. 거기에 자리가 있으면 타볼 수 있다고 하는데, 주변에 있는 섬들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내일 Taquan Air 사무실에 가서 자세한 정보와 가격을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내가 도전할 수 있을 것인지? 아직도 의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와 도전은 늘 그렇듯이 용기가 필요하다.
생각의 변화라는 게 참 신기하다. 생각과 마음은 연결되는 것일까? 나의 마음의 변화가 또한 생각의 변화이고 그것은 행동의 변화를 가져다준다.
지금까지 지난 3년간 이곳에서의 삶을 생각해 봤을 때, 이제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타이밍이 온 것 같다. 새로운 시즌이다.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