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빛을 받아 반짝이는 삶에 대하여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그 빛은 태양으로부터 온다.
그러나 우리는 어둠 속에서 달을 보고 “밝다”고 말한다.
진짜 빛을 준 존재는 태양이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언제나 달을 향한다.
사실, 달빛이 태양빛이 반사되어
우리에게 보이는 거라는 걸 배우고나서야 알았다.
그 전에는 달이 스스로 빛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달은 누군가의 빛을 받아야만
자신의 얼굴을 드러낼 수 있는 존재였다.
그 사실이 어쩐지 사람 같았다.
빛의 주인이 아니라, 그 빛을 품어내는 존재.
달은 자신이 받은 빛을 스스로의 온도로 바꾸어
조용히 세상을 비춘다.
눈부시지 않고, 따뜻하지 않지만,
그 은은한 빛 속에서 사람들은 마음을 놓는다.
우리도 누군가의 빛을 받아 살아간다.
한 사람의 따뜻한 말이 마음의 밤을 비추고,
한 잔의 커피가 고단한 하루를 덮어준다.
불안한 날에 보내온 짧은 메시지,
“괜찮아, 너니까 괜찮아.”
그 한 줄이 나를 다시 일으킨다.
빛은 거창하지 않다.
때로는 눈빛,
때로는 침묵,
때로는 단 한 번의 포옹일 수도 있다.
그 빛이 내 안에 닿을 때
나는 다시 누군가의 길을 비출 힘을 얻는다.
달은 어둠이 있어야 존재를 드러낸다.
빛과 어둠이 섞인 자리에서만
달빛은 가장 아름답다.
그래서 삶도 마찬가지다.
어둠이 없으면 나의 빛도 보이지 않는다.
넘어지고, 아파하고, 주저앉는 시간들이
결국 내 안의 빛을 반사하는 표면이 된다.
태양이 사라진 밤,
달은 빛을 빌려 세상을 비춘다.
그리고 우리 또한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을 빌려
다른 이의 길을 비춘다.
스스로 빛나지 않아도 괜찮다.
누군가의 빛을 받아 반짝일 수 있다면,
그 또한 살아 있음의 증거이니까.
오늘 밤, 창문 밖 달빛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