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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최기자 Apr 18. 2024

[서평] <내겐 너무 예쁜 손님들> (문주현)

행복을 바라는 독자들에게, 행복을 만들어가는 작가가 전하는 말

우리 모두는 특별하고, 또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의미의 ‘소수자’라고.  각자가 자기 안의 따스한 빛을 찾으면 좋겠다고.



● 1장: 빛이 나는 사람들
 
작가는 가게에 찾아오는 사람들 모두가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한다. 첫 장부터 행복을 찾는 여정의 시작으로 초대하고 있다.


눈물나고 초라하고 찌질해 보여도 여기 이태원의 바(bar)에서만큼은 빛이 되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가 된다.


자신이 가진 자신이 가진 모습 전부를 사랑하며 당당하게 살기를 바라는 작가. 그녀의 마음이 이야기들 사이로 햇살처럼 비치는 듯하다.
 
첫 장은 대구에서 올라온 세 단짝친구 이야기로 시작한다.


상업고등학교를 나와 아르바이트직을 전전하며 정규직을 얻기 위해 매일 열심히 싸우는 세 친구들 이야기다. 자기가 원하는 삶을 찾고 정규직을 얻기 위해 평범한 삶의 고초를 겪어내는 중이다.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 부럽다는 이야기에, 작가는 미안한 감정과 슬픈 감정, 확신이 교차했다고 전한다.

아마도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나 역시, 수많은 아픔을 고민과 방황으로 진짜 나를 찾았지만...

여전히 오늘도 ‘찾아가는 중’이다.

매일 찾아오는 손님들 속에서...
수많은 ‘왜’들에 답하게 해주는 소중한 만남들을 통해.



슬픔과 아픔을 씻어버리고 돌아가는 손님들의 모습을 먼 거리에서 지켜보며 애잔해하는 작가.


만나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눈송이처럼 보는 듯한 시선이 느껴진다. 스쳐간 인연도 소중하게 여기며 멀리 걸어가는 동생들이 행복해지길 기원했다는 문장 사이에서.


한겨울 추위에 얼어붙었던 마음이 이곳에서 잠시 녹아내리는 듯하다.

● 6장: 행복의 근원


행복은 행복하지 않음에서 오는 거야. 우리가 만약 365일 행복 속에 산다면 행복의 개념 자체가 사라져.
뭐가 행복인지 구분할 수 없어지지.
이해돼?


행복이 행복하지 않음에서 온다는 것을, 정말 제대로 완전히 이해하면,
행복하지 않을 때도 행복할 수 있는 거야.

실제로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오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이해하게 돼.
자신이 지나온 아픔, 슬픔, 고난이 없이 그러한 순간이 오는 것은 불가능했다는 것을.

그래서 너무 행복한 순간에는 지나온 시간이 한꺼번에 떠오르면서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거야.


행복. 모두가 바라지만 우리 모두에게 가장 멀리 있는 단어인 듯하다.

저자는 말한다. 바에 찾아오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행복이 뭔지 모르겠다 한다고. 그리고 행복은 자기와 무관한 것처럼 생각한다고.

서점가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행복에 관한 책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는 쇼펜하우어 유행이 불었다. ‘쇼펜하우어 붐’이라 부르는 묘한 현상. 언론이나 평론가들은, 사람들이 ‘행복이란 없으며 삶은 고통을 줄이는 것뿐이다’라고 말하는 꼰대같은(?) 직설 발언에 시원한 씁쓸함을 느낀다고도 한다. 인간은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의식하는 순간 지금의 자기가 초라해 보이며 불행함을 느낀다는데...


하지만 작가는 조금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다. 행복은 너무 멀리 있는 것도, 나와 상관없으니 포기하고 살아야 할 것도 아니라고. 조금 어렵고, 모순적인 느낌들에 익숙해져야 할 순간들도 많지만,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과 내가 한 모든 선택을 사랑해 보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는 내 삶의 여러 측면을 골고루 다듬으면서, 오늘보다 조금이라도 더 마음에 드는 나, 더 행복한 나를 만들어 갈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해 봤다.
그리고 나도 성공한 사람이라며 스스로 나를 칭찬해 줘야겠다.


누구에겐가 자문을 얻을 때는
성공한 사람 말고 행복한 사람에게 물어봐야겠다.

어쩌면 조금은 덜 조급해도 되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 바로 행복하지 않아도, 힘들고 지치고 소용돌이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내게 일어난 모든 일들과
내가 한 모든 선택들.
그 무수한 점들이 모여 내게 말했다.
넌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
다시 태어나도
너로 한번 살아보고 싶다...


작가 역시 오늘도 따뜻한 마음으로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며, 힘들지만 참 괜찮았던 하루를  보내기 위해 용기 있는 잔을 부딪히고 있지 않을까.

● 마지막 장: 평범한 사람은 없다


오늘도 괜찮았어.
내일이 또 궁금해지네.


집을 나서면 우리는 모두 손님이 된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삶에,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의, 소중한 손님이 되고 싶은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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