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들어서며 아들은 공연과 입시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토요일에는 부평구 청소년수련관의 청소년 동아리 콘서트 ‘유닛-콘’에 참여했고, 일요일에는 CJ도너스캠프에서 1년 활동을 결산하는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한편으로는 참 부럽다. 자신의 꿈과 연결된 활동을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가는 경험은 분명 큰 자산일 것이다.
‘유닛-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작년 연말 공연부터다. 형아들과 함께하는 밴드의 실력이 궁금해 찾아갔는데, 당시에는 “음, 녀석들 좀 하네.” 정도였다면 올해는 달랐다.
“오, 너희 조금만 더 하면 완전 프로 같겠다. 멋있다.”
보컬 형아가 직접 만든 두 곡을 선보이며 무대에 선 모습은 지난 1년의 성장이 그대로 느껴졌다. 연주도 작년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아이들이 이렇게 발전하는 모습을 확인하면, 지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
특히 2025년 CJ도너스캠프 ADVANCE-PRO 문화동아리로 선정되어 받은 지원은 성장의 큰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의 든든한 지원, 솔직히 좋다. 예술은 결국 넉넉한 자금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토요일 공연은 가족 모두가 출동해 촬영을 했다. 나는 오래된 카메라로 작품사진을 찍어보겠다며 찍덕 노릇을 자처했고, 남편은 밴드 전체 영상 담당, 둘째는 오빠 단독 영상 담당을 맡았다. 역할 분담이 척척이었다.
하지만 일요일 공연은 찍어온 영상을 통해서만 확인해야 했다. 티켓팅이 필요한 공연이었는데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헤어와 메이크업도 해주었다고 하는데, 화면에 어떻게 잡혔을지 궁금하다. 메이크업 얘기를 들었을 때 내가 했던 말은 하나였다.
“아들, 눈 커 보이게 메이크업 해달라고 꼭 말해!”
돌아보면, 그동안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50대가 되었지만 나는 아직 ‘꼰대’는 아니라고 스스로 우기곤 했는데, 나 역시 사회가 말하는 그 ‘꼰대’의 시선을 갖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책상 앞에 앉아 하는 공부만 중요하고, 다른 활동은 부차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생각이 달라졌다.
무대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동료들과 협력하며, 꿈과 가까워지는 경험도 공부 이상의 값어치를 가진다는 것을 이제는 진심으로 알게 되었다.
발전 가능성과 성실함을 보았으니 이제는 그저 응원하면 된다.
토요일 밤,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아들에게 말했다.
“오늘 정말 멋있었어. 잘했어!”
그리고 쌍따봉을 힘껏 날려주었다.
그리고 일요일 ‘쇼케이스’를 마치고 온 아들에게 공연 후기를 들으며 핸드폰에 담긴 영상을 보느라 밤이 늦도록 바빴다. 장원영 교수에게 좋은 평을 들었다니 그동안의 시간과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