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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coming 채움 Oct 14. 2024

슬럼프

결국 끝은 있다. 간신히 빠져나온 날 쓰다.

9월 한 달은 내게 힘든 달이었다. 컨디션도 저조했고, 마음이 힘든 시간으로 바닥을 치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래서 온라인 자경노 모임에도 나가지 못했다. 그러고는 사람들이 나눈 이야기가 궁금해서 패들렛에 들어가 뒤늦게 눈팅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슬럼프, 오랜만에 온 만큼 길고 깊었던 힘든 시간. 글을 써도, 감사 일기를 써도 마음이 금방 되돌아오지 않아 괴로웠던 시간. 조금 성장했다고 생각했으나 내 그릇으로 감당 안 되는 힘듦 앞에서 다시 무너지는 나를 보며 자괴감을 느끼는 시간들이었다. 




한 달 만에 찾아간 독서 모임,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

퓨처셀프/ 벤저민 하디

10월 독서 모임에 함께 하려고 다시 집어든 책.

<퓨처셀프>를 다시 읽으며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를 다시 연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과거의 기억들은 내가 해석하는 대로, 의미 부여하는 대로 각색할 수 있다는 것, 

일어난 일들은 바꿀 수 없지만 해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마음에 다시 새겨본다.


상담 공부를 하다 보면 과거의 기억, 생애 처음 기억이 참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는데, 

그 기억들을 꺼내봄으로써 내가 작아지고, 내가 바꿀 수 없었던 상황에 슬퍼하거나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다시 꺼내, 어린 나를 살피고 어루만져 주고, 

그땐 어쩔 수 없이 그런 상황을 받아들여야 했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와는 많이 달라졌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잘 성장했고, 

잘 살아가고 있음을 다독여주고 북돋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찾아간 자경노 모임에서, 그리고 소모임에서 만난 선생님들의 이야기, 눈물, 위로, 공감, 나눔에서 다시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나를 채워주는 이런 긍정에너지를 가진 사람들, 각자의 미래를 향해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 공간이 참 고맙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 공간에 내가 속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게 느껴진다. 그렇다. 나는 이제 나의 슬럼프를 간신히 빠져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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