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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세환 Mar 30. 2021

8주간의 형형한 여행 첫 날

소리내어 읽고 받아적는 즐거움

은유작가의 <쓰기의 말들>을 두세번 읽었습니다. 밑줄을 치고 책의 한 구석에는 메모도 해가면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의 제일 앞 장에는 2019년 첫 책이라는 메모도 있네요. 2019년에 이 작은 초록색 책을 만났습니다. 



은유작가의 책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 책을 8주동안 같이 볼 학인들도 있습니다. 흥버튼정흥수 선생님 수업과 독서모임에서 뵌 세분인데요. 지난 주 금요일 느닷없이 같은 책을 읽어보자고 말씀드렸어요. 이번에는 눈으로, 손으로 말고 목소리로 읽어보자고요. 낭독인 셈입니다. 정흥수선생님의 스피치수업을 들었고 수업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익힌 걸 책을 통해서 한번 실험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모두 좋다고 말씀하셨어요. 한분은 총괄을 맡기로 하셨고요. 은유작가의 <쓰기의 말들>에서 읽다가 감명깊었던 페이지 두쪽을 읽어서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매일매일 하는 것이 부담이니 일주일에 한번만 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면 은유작가의 글 중에서 8개를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하고 들어보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나눠볼 수 있거든요. 가볍게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가볍게 천천히요. 


그리고 이 8주의 여행을 마치면 정말 OFF에서 한번 뵙자고 했어요. 할 이야기들이 많으니까요. 이성봉쌤 영어강의도 같이 듣고, 책도 같이 읽고, 책요약도 나눴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만 나눠도 시간 가는줄 모를 것 같습니다.


어제는 그 첫날이었습니다. 이번주부터 시작하니까요. 월요일, 화요일 이틀중에 하루 올리기로 한 형님이 아침일찍부터 올려주셨는데요. 형님이 고른 글은 "세상이 따뜻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면 시를 못 쓰게 되지요그건 보통 사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최승자" 였습니다. 은유작가가 42번째로 써 주신 문장과 글인데요. 얼른 가방속의 초록색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제겐 어떤 밑줄도 책의 한 귀퉁이도 접어 놓은 게 없더라고요. 두세번 읽을 때도 별로였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점심시간 녹음해서 주신 내용을 들어보는데요. 아...싶었습니다. 너무 잘 읽어주셔서 다시 글을 찾아 천천히 보았습니다. 제일 눈에 들어오는 단어는 "형형하다"였습니다. 형형하다. 시인을 소개한 부분이었는데요


기사에는 키 149센티미터, 체중 34킬로그램으로 삭은 몸, 책갈피에서 얇아진 낙엽 같은 시인이 들어 있었다. 시인의 눈빛과 정신은 여전히 형형했다. 

- 은유, 쓰기의 말들 중에서- 


형형하다는  "광선이나 광채가 반짝반짝 빛나며 밝다" (네이버 국어사전) 란 뜻이라고 합니다. 낙엽같은 시인의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 그려지는데요. 그보다도 8주간의 형형한 여행이 될 것 같은 기대감이 앞서더라고요. 다른 분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책을 읽으니 느낌이 더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 앞서 두세번 읽었을때의 지나쳐 온 글을 보게 되니 무척이나 반가웠죠. 


다음으로 제가 한 일은 스피치수업에서 배운대로 발음나는대로 적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시간 내내 나를 키운 건 8할이 받아적기라고 말씀해주셨던 기억이 나서요. 하나하나 소리나는대로 받아 적어보았습니다. 문어체로 되어 있는 부분을 구어체로 바꿀 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줄여보았습니다.



책 두쪽을 받아적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바꾼다고 바꿨는데 아마도 틀린 받아적기도 있을겁니다. 그건 저의 한계고요. 책 두쪽을 듣고 읽고 받아적으며 같은 글을 계속 보게 되니 은유작가의 글에 더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2010년도 조선일보 기사도 찾아보게도 됩니다. 형형한 시인의 눈빛을 빨리 보고 싶더라고요



8주간 가볍게 시작하자고 했는데요. 가볍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깊이있게 은유작가의 글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소리내어 읽어보고 우리말로 받아적어보고 그 행간의 의미와 소개시켜 주는 분들을 찾아보고 책을 읽어보면 꽤 무거울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으니 부담은 없습니다.


소리내어 읽기, 발음나는대로 적어보기의 즐거움이 있네요. 

두세번 읽었던 책에서 42번째로 소개해 준 최승자시인편의 책 귀퉁이를 접어두었습니다. 수요일 다른 분이 어떤 글을 픽하여 올려주실 지도 기대됩니다. 저는 금요일에 하는데요. 메모하고 접어두었던 글들을 골라보고 있습니다.


행복한 형형한 하루의 시작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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