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시 공동체가 있는 미국 중부 시골마을 백인교회의 한국인 목사 이야기
*들어가는 말 - 난 미국 중부 시골동네의 풀타임종교노동자. 우리 동네의 한국사람은 배우자와 나 둘이 전부. 그리고 둘 다 각각 2개의 시골교회를 담당하는 담임목사. 내가 맡은 두 교회는 백인교회 그 중 하나는 아미시 집성촌에 있음(성도분들이 아미시는 아님) 미국 중부시골에서 겪게되는 놀랍도록 평화롭고 흥미진진한 삶.
내가 담당하는 두 교회 중 한 교회는 아미시공동체 집성촌에 있다.(교인들이 아미시 공동체분들은 아니다.)
아미시 공동체는 미국이 독립하기 이전인 17세기 후반, 유럽에서의 종교박해를 피해 알프스 지역에서 이주해온 이들의 후손이다. 미국 독립이전에 미국으로 이주해온 전통으로 인해, 그들은 외지인들을 미국인이 아닌 "영국인"으로 지칭한다. 아미시 공동체는 2024년인 현재에도 19세기 산업혁명 이전의 미국/유럽의 농촌생활상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전기대신 가스등을, 자동차 대신 마차를 사용한다. 트랙터를 사용하는 아미시 농가도 있지만, 이건 각 공동체마다 지침이 달라서 좀 더 엄격한 공동체는 트랙터 사용마저 금지한다. 때문에 여전히 말을 사용해 농사를 짓는 농가도 적지 않다.
조금 더 개방적인 아미시 공동체에서는 가끔 시내로 나와 월마트나 ALDI에서 본인들이 자급 자족 할 수 없는 물건들을 사가곤 한다. 주로 파인애플, 바나나, 감자칩(아미시 분들이 매우 좋아하는 간식 중 하나)등등 을 구매해서 다시 공동체가 있는 마을로 돌아간다. 자동차로는 15-20분이면 걸리는 거리지만 마차로는 두세배가 넘는 시간이 걸린다. 마차는 생각보다 많이 느리다.(동영상 참조)
한 가지 재미있는 건, 그들에는 아미시 공동체 외부의 모든 사람들을 "영국인" 인으로 지칭한다는 것이다. 백인이건 아프리칸 아메리칸이든 그리고 나같은 아시안이든지 말이다. 미국에서는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구분되는 내가 그들에겐 그저 "English" 일 뿐이라는 것. 내가 이민자인지 한국사람인지 아시안인지 그 사람들이 알게뭐람. 그들의 눈에는 외부인인 나는 그저 "영국인"일뿐. 그들의 제한적인 외부인을 향한 개념, 용어사용의 틈새가 오히려 나의 머리위에 어딜가나 붙어다니는 "이민자" , "동양인" 이라는 꼬리표로부터 나를 잠시나마 자유롭게 하는 순간인 것이다.
*아미시 공동체의 꼬꼬마친구들이 나를 보고 “헐!” 하는 표정으로 유니콘 보듯 신기하게 쳐다보는건 별개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이들이니 괜찮다. 애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