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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suhm Apr 18. 2024

건설현장 회식자리에서 겪었던 불쾌한 경험들.

지금은 달라졌기를 바라며

건설현장 회식자리에서 겪었던 불쾌한 경험들.


미국 오기 전 유학비용을 벌기 위해 1년 남짓, 꽤 큰 건설현장의 경비업체에서 일을 했었다. 1팀에 9-10명 정도 구성, 3팀이 밀어내기 3교대 근무. 벌이도 당시 기준으로는 괜찮았고, 밤 근무 때는 그냥 앉아있으면 되는 일이라 방해 없이 영어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 말고 대부분은 일찍 명퇴(자의 반 타의 반) 한 50대 중후반 아저씨들. 그래도 대부분 무례한 분들이 아니라 일하면서 불쾌한 경험은 없었다.


다만 회식자리에서는 매번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회식은 보통 고깃집이나 횟집에서 시작. 다행히 회사 분위기가 술을 강권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것도 ok. 하지만 문제는 소위 "2차"에서부터 발생한다. 그 "2차"를 꼭, 굳이 “단란한 곳”을 간다.


본인은 교회 다닌다며 1차 때는 술도 안 하던 아저씨 한 분은, 자기가 “이쁜 언니들” 나오는 곳을 안다며 본인이 아는 곳으로 가자며 사람들을 데려갔다.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그 아저씨는 그 "단란한 곳"에서 손님 데려왔다며 주인한테 “뽀찌(소개비)” 도 받았다고 함. 물론 우리 팀 모든 사람들이 단란한 곳을 가진 않음. 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겨우 2-3명 빠지는 정도.


그리고 그다음 출근날, 2차를 갔던 아저씨들은 그 "단란한 곳" 얘기를 꽃피웠다. 그리고 "이쁜 언니들"과 3차를 간 얘기를 자랑스럽게 했다. 그 3차가 뭔지는,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겠다. 나도 듣다가 자리를 피했으니까. 심지어, 대부분 가정도 있는 아저씨들이었다.


사실, 경비업체 말고도 예전에 잠깐 건설현장 안전관리로 일했던 곳도 회식 분위기는 이랬었다. 굳이 "단란한 곳"을 간다. 그래서 내가 있던 곳이 거의 100% 남자로 채워지는 건설현장이다 보니 특수성이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일반직장 다니는 친구들 얘기 들어보니 아주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얘기를 들었다. 슬프게도 말이다. 무려 11년 전 이야기이니까 지금은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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