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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Nov 06. 2024

의사 선생님이 부탁하셔서 그냥 서명을 해드렸다

내가 봐도 내가 연구대상인 환자일 것 같기도 하고......

출처 : https://i-cte.org/


전에 시험을 앞두고 있다는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f501449f453043f/350


어제 검사를 받고 오늘 추가로 시술을 받는데, 의사 선생님이 조심스레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아픈 사람 더 후벼 파는 것 같아서 미안한데,
나도 이제 의사 말년인데도 너는 지금까지 내가 보지 못했던 case라서,
혹시 허락이 가능하면 연구자료로
Calm(가명) 의무기록하고 검사결과를 좀 사용해도 될까?


사실 친한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그냥 제가 장난을 치거나 그러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그냥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지금 병원비 할인받는 거, 조금 더 가능하면 사인해 드릴게요.


미친 척하고 이야기한 건데, 의사 선생님께서 저한테 이러시더군요.

그건 당연한 거고,
이렇게 간단히 오케이가 되는 거냐?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환자분들의 경우에는 동의받기가 쉽지가 않은 모양이더군요. 저는 그냥 유의사항을 읽어보고 연구목적으로만 쓴다면 거의 동의를 해드리는 편인데, 이번에는 아버지 후배가 하시는 연구라 무조건 협조한다는 것이었는데, 뭔가 더 혜택을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지금 제가 앓고 있는 병의 경우에는 솔직히 스트레스도 작용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보통 스트레스가 만성적인 요인으로서 작용하는 편이지, 급성기와 만성기를 이렇게 극단적으로 구분하는 케이스는 있기는 하지만 희귀한 케이스라고 하더군요.


오늘도 몸이 안 좋아서 그냥 완전 이런 상태였어요.

Melt-down(용락(溶落))


하루 정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수도 있는데, 그냥 만사가 불안한 게 통증은 더 심해지는 것 같고, 참 이상한 하루였습니다.


아마 지금 정확히 36시간 동안 깨어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렇다고 보기에는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이래서 시험은 볼 수 있으려나 조금 걱정이 됩니다.


의사 선생님은...... 시험보다는 몸을 먼저 생각하라고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우선순위


우선순위라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뭔가 저에게 우선순위는 정말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게 있다는 어떤 저라는 사람 하나의 고집에 의해서 뭔가 제가 망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조금씩은 나아지는 하루를 맞이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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