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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다 Kdiversity Jul 12. 2024

2024년 6월 DEI 영감 모음집

6월 한 달 간 일상 속 DEI 화두, DEI와 관련된 새로 보고 듣고 배운 내용들을 공유 드립니다.


<목차>

1️⃣ (6/9) 현대차그룹, 5천개 납품업체에 ESG 기준 요구

2️⃣ (6/30) 87만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님 인터뷰

3️⃣ (5/28) DL이앤씨, 전 직원 대상 ESG 교육

4️⃣ (6/21) 자연주의 생태정원 제주 '베케'를 만든 정원사 인터뷰 中 생물다양성협약 

5️⃣ 시스템 분석가 도넬라 메도즈의 책  「성장의 한계」  리뷰 




1️⃣ 유럽판 중대재해처벌법, CSDDD(기업의 지속가능한 공급망 실사 지침)가 뭐길래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60940321


현대차가 전국 1차 협력사 300여 곳을 대상으로 1) ESG 조항을 담은 표준계약서 갱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2) 협력사에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라고 요구하였을 뿐만 아니라, 3) 현장 실사를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올해 7월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체 현대차는 갑자기 왜 이렇게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경영을 압박하는 걸까요?

바로 '유럽판 중대재해처벌법'이라고 불리는 EU의 CSDDD(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 때문입니다.


이름에서 엿볼 수 있다시피 해당 지침은 기업의 '공급망(업스트림/다운스트림, 직/간접 비즈니스 파트너를 모두 포함)' 내 인권 및 환경 실사를 의무화합니다. 이 중 인권과 관련해서는 각종 차별을 시정하는 것이 ESG경영 관점에서 요구되는 과제입니다. 이 지침이 무시무시한 이유는 바로, 모든 책임을 '모기업'에 물기 때문입니다. 또한 위반 시 벌금을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5%까지 부과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이 CSDDD 위반으로 인한 과징금이 최대 8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하죠.



✔ CSDDD 발의 및 효력발생의 대략적인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2024년 3월 15일 EU 이사회가 CSDDD를 승인(= 입법 절차 진행) → 4월 EU 의회 표결 절차 진행 → 5월 24일 EU 장관급 이사회가 CSDDD를 최종 승인으로 지침 확정 → 7월 5일 EU 관보 게재 (=법령 정식 통과 및 등록) → 20일 이후 효력 발생



✔ 이로 인한 향후 영향 및 후속법안 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EU 관보 게재/발효 시 그로부터 2년 이내에 EU 회원국은 관련 국내법 제정 필요          

 지침 발효 후 30개월 이내에 실사 이행 준수 계약에 대한 가이던스 마련          

 발효일 기준 3년 후 즉 '27년부터 역외(EU 외) 기업은 직원 수 기준 없이 일정 매출 규모에 따라 법 적용



참고로 최종 CSDDD 원문 링크를 공유 드립니다. 우리나라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매번 근로기준법, 고평법, 고령자 고용법, 기간제법 등을 봤었는데, 다른 나라의 법령 원문을 보니, 구성도 다르고 해서 개인적으로 신기하고 재밌더라고요. ^0^

https://eur-lex.europa.eu/legal-content/EN/TXT/?uri=OJ:L_202401760


그런데 이렇게 Social Sustainability, ESG경영에 조금 관심을 갖다 보면 정말 무수히 많은 지침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체 어느 지침이 표준인지, 무슨 지침을 따라야 하는지, 수많은 약자가 각각 무엇을 의미하는지 늪에 빠지게 되는데요. 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여 공유 드립니다.


            GRI: Global Reporting Initiative,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          

            SASB: 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지속가능성 회계 표준 위원회          

            ISSB: 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 위원회          

            ESRS: 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유럽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          


익숙한 단어들이 몇 개 보이죠? IFRS는 우리가 매번 재무제표/감사보고서에서 보는 그 IFRS 맞고요. 그렇게 기업의 회계 공시를 하듯이, 이제는 환경과 인적자원에 관해서도 공시를 하라 이겁니다. 간단한 정리이지만 모쪼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각 기준/지침들이 무엇인지, 배경이 어떻게 되는지, 그 외 ESG에서 자주 언급되는 영어 약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은 '한국경제'의 'ESG단어장'을 참고하시면 기초적으로 내용을 파악하기에 좋습니다.

https://search.hankyung.com/search/news?query=ESG%EB%8B%A8%EC%96%B4%EC%9E%A5&mediaid_clust=HKPAPER,HKCOM




2️⃣ 87만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님 인터뷰

같은 길을 걷게 될 누군가를 위해, 내가 이 길을 먼저 걸어가 볼게

https://www.youtube.com/watch?v=3QZ9MCo53RY


EO 플래닛의 '최성운의 사고실험'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컨텐츠입니다. 시즌 1 마지막화에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 님께서 나와주셨는데요. 저는 이분을 이 컨텐츠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수능을 앞둔 고등학생 때 후천적 시각장애를 갖게 되셨는데,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정말 다양한 도전을 하셨더라고요. 남들이 다 사회복지학과/특수교육학과에 가라고 했는데 경영학과에 진학하고, 점자로 된 전공서적이 없어서 몇 달에 걸쳐 점자책 제작을 요청하고, 교수님들께 시험을 어떻게 봐야 한다고 설명 드리고 (이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씀하시는 교수님을 설득하고), 학생회에 축제를 볼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하고...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이러한 행보 즉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한 이유가 '같은 길을 걷게 될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함'이셨다고 하는 부분이었어요. 비단 장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험지에서 이런 생각으로 도전하고 또 묵묵히 견디고 많은 것들을 바꿔가는 여러 분들이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을 마음 깊이 진심으로 응원하고요.


https://youtube.com/shorts/6XHAkGhBE_k?si=h5LKfaINZ169ukAn

뿐만 아니라, 예능까지도 영역을 확장해서 소위 '암살 개그'라고 하는 것을 시도하시는데요. 이걸 내가 웃어도 되나 싶은데 웃기긴 웃겨요 ㅠㅠ 남들은 이렇게 말할 수 없지만, 당사자성을 지니고 있기에 이런 시도도 하실 수 있는 거겠죠. 또 우리 사회가 그만큼 장애인을 차별/혐오하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성숙해지고 있기 때문일 거고요.


최성운의 사고실험 원샷한솔님 편 1편/2편 그리고 원샷한솔님의 유튜브 추천 드리니, 한 번 시간 날 때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전 직원 대상 ESG 교육을 실시한 DL이앤씨

담당부서나 경영진만의 책임이 아닌, 전 직원의 참여와 역량강화로 완성되는 ESG경영

https://www.dlenc.co.kr/pr/InfoView.do?cd_scrmn_cl=&cd_advt_cl=&searchword=¤tPage=5&no_ntc_plte_sral=24762


DL이앤씨가 ESG경영의 내재화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전 직원 ESG교육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ESG 기초 개념부터 최신 이슈와 사례까지 다루며, 탄소 감축, 다양성, 투명한 지배 구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법정의무교육 외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우리 회사가 교육을 제공한 사례가 뭐가 있었을까 돌이켜보면, 어느 회사든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이번 DL이앤씨의 전 직원 대상 ESG교육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운영의 필수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ESG 요소가 중요함을 시사하네요.


또한, 모든 직원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서 조직 전체의 ESG 인식과 역량이 강화되었을 것 같은데요.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지속가능한 경영은 특정 담당부서나 경영진만의 책임이 아닌, 전 직원의 참여로 완성되는 것이겠지요. 건설업 특성상 환경에의 영향이 워낙 직접적이고 타격이 커서 더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나 해요.




4️⃣ 생태계의 복잡성과 상호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생물다양성협약


개인적으로 식물원/수목원/정원을 참 좋아합니다. 식물의 생리와 생태, 식재와 정원 디자인 등에도 관심이 가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는 조경가 정영선 님의 전시를 꼭 끝나기 전에 보고 싶어요. 아무튼...


정원 중에서도 우리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이라 하면, 제주의 생태 정원 '베케'가 있을 텐데요. 살짝 반지층에 걸친 카페, 아래서부터 위로 쭉 뻗은 통창이 워낙 인스타그래머블해서 제주의 관광 핫플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커리업을 통해 이 곳을 기획하신 정원사 김봉찬 님의 인터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커리업은 제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와 함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인터뷰 컨텐츠에요.)


우리가 그동안 눈으로 쉽게 즐겼던 아름다운 정원들이 얼마나 깊은 식물에 대한 이해와 미적인 감각, 그리고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조성된 것인지,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그려내기 위해 얼마나 밀도있는 지식과 노동이 전제되어야 하는지 깨달으며 연신 감탄하였습니다. (작가/가드너 이설아 님 표현 인용)


https://careerup.hankookilbo.com/v/2024062101


커리어를 쌓아오신 여정, 정원을 구성하는 철학 등 모든 것이 인상 깊었던 가운데 '생물다양성협약'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알게 되었습니다. 


생물다양성협약이란 1)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고, 2) 생물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촉진하며, 3) 유전 자원의 이용에서 발생하는 혜택을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해 1992년 체결된 국제 협약이라고 해요. 우리나라는 1994년에 가입했다고 하고요.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정책/법률을 개발하며, 지속가능성을 증진하고, 생물 다양성의 중요성과 보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증대하는 이 협약을 보면서 최근 우리네 사회의 ESG경영 흐름과 꼭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나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생물다양성협약은 자원이용국(선진국)과 자원제공국(개발도상국)을 나누고, 둘 간에 자원의 개발 및 이익에 따른 공유(공평한 혜택 분배)를 논합니다. 개도국이 얻는 이익을 증대시키고 생물 다양성 보전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ESG경영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묘하게... 선진국은 산업화의 주역으로서 본인들이 취할 이득(국가발전과 경제적 부)을 취할대로 취하고, 차별과 혐오, 강제노동과 인권유린을 자행할대로 하다가, 본인들은 어떤 반열에 올랐으니 이제야 지구와 인류를 생각한다는 묘한... 기시감이 있는데... 하하


어쨌든, 이 협약의 핵심 원칙이 다양성, 상호 의존성, 지속 가능성, 적응력, 지식과 학습인 만큼, 기업 환경에서도 이로부터 영감을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적용/응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 만한 포인트는 1) 생물다양성협약은 생태계의 복잡성과 상호 연결성을 인정하여 생태계의 건강과 회복력을 유지하면서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  2) 생태계 관리에서 불확실성과 변화를 고려하여 유연하게 대응하는 적응적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생물다양성협약 소개: https://www.abs.go.kr/kabsch/sub.do?cid=11

국립생태원의 생물다양성협약 소개: https://www.nie.re.kr/nie/main/contents.do?menuNo=200072




5️⃣ 시스템 분석가 도넬라 메도즈의 책 「성장의 한계」 리뷰


도넬라 메도즈를 아시나요? 그렇다면 칼 세이건은요? 네, 도넬라 메도즈는 칼 세이건의 ex-wife입니다. 피터 센게는 익숙하시죠? 「학습하는 조직」으로 유명해서요. 도넬라 메도즈의 스승과 피터 센게의 스승이 같았는데요, 바로 제이 라이트 포레스터(Jay Wright Forrester)입니다. 이 분이 누구냐고요? 컴퓨터 발전의 토대가 된 고속 컴퓨터 메모리의 전신 '자기코어 제어장치'를 개발한 분입니다. '시스템 과학자'였고 물체들 간 상호작용을 simulate하는 일을 다루는 시스템 다이내믹스를 만들었습니다.


피터 센게의 학습하는 조직 중 가장 중요한 항목 '시스템적 사고'가 떠오르시죠? 이제 이 아무 연관 없어 보이는 분들간의 관계가 어렴풋이 보이실까요? 피터 센게는 스승님께 지대한 영향을 받은 제자였던 것 같아요. 자, 그렇다면 도넬라 메도즈는 누굴까, 이 분도 뭔가 유사한 영향을 받았을 것 같은데... 싶으시죠. 네, 도넬라 메도즈는 미국의 환경가학을 선도한 과학자이자 '시스템 분석가'입니다.



제가 HR제도 설계/개선 컨설팅을 하면서 클라이언트 분들께 가장 많이 들은 요청은 'HR시스템'을 구축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IT시스템이 아니라, 어떤 체계화된 무언가를 만들어달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늘 '도대체 시스템이라는 것의 정의와 구성요소가 뭘까, 성립하기 위한 조건이 뭘까'라는 궁금함이 있었는데요. 시스템 분석의 대가 도넬라 메도즈의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 번역된 저서로는 「성장의 한계」, 「ESG와 세상을 읽는 시스템 법칙」 2권이 있고, 6~7월에 걸쳐 다 읽어보았습니다. 후자의 원제는 'Thinking in Systems'인데 출판사에서 시류에 따라 'ESG'라는 단어를 넣은 것 같아요. 


「성장의 한계」는 1972년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구 증가, 경제 성장, 자원 소비, 환경 오염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책입니다. 거의 50년 전에 쓰인 책인데 지나고 나서 현재 돌이켜보니 꽤 정확해서 더 놀랍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성장의 한계를 인식'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경제 성장과 자원 소비의 무한한 확대는 불가능하며, 현재의 성장 방식을 제고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지속 가능한 사회'라는 단어가 가지는 오해들에 대해 해명합니다.



책은 환경과 자연/생태계를 주로 얘기하지만, 인간 그리고 인간이 모인 조직이 뭐가 다를까 싶어요. 주어/목적어 자리에 들어간 단어들을 바꿔 끼워봐도 말이 다 되더라고요.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몇 가지 공유합니다. 결국 흐르는 정보와 피드백, 그러니까 '상호작용'이 시스템의 핵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조직 내 면면의 상호작용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계 초과는 '피드백의 지체'에서 온다. 우리는 기존의 타성 때문에 한계 초과 신호를 더 늦게 받아들이게 된다.


 시스템 공학 용어로 '구조를 바꾼다는 것'은 시스템 안에서 정보들을 연결하는 고리인 '피드백 구조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혁명과 관계가 있는 복잡한 시스템들이 공통적으로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첫째, (적절하고 필수적이며 선별된, 강력하고 시기에 맞는 정확한) 정보는 변화를 위한 열쇠이다. 둘째, 시스템들은 정보의 흐름, 특히 자체 규칙과 목표들이 바뀔 때 강하게 저항한다.


 세계를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재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도구 다섯 가지: 꿈꾸기, 네트워크 만들기, 진실 말하기, 배우기,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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