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회사 2代 가기 어려울까?
여러 중소, 중견기업들을 보면서 오너 경영자에게 정말로 답답하게 느껴졌던 것 중의 하나는, 중요한 문제점들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거나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경영자로서의 중요한 능력의 차이이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이유가 되겠지만, 아쉬운 부분이 너무나 많다. 때로는 회사 오너이기 때문에 알면서도 시행하기 어렵거나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이해되기도 하지만, 회사의 개선과 발전을 포기한 사람처럼 개선을 위한 고민과 노력을 안 하거나 거꾸로 판단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려면 많은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글을 읽는 독자들이 샐러리맨이라면, 독자들의 회사는 어떤 종류의 회사인 지 다음의 예로써 판단해 보았으면 한다. 예를 들어 회사에 고질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중요한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가? 아니면 그것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질책하거나 인원 교체를 통해서 해결하려 하는가? 아주 쉬운 문제지만 경영능력이 부족한 오너들은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부족하여 최선을 다하지 않으므로 직원을 닦달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을 하는 듯하다. 모든 현업에 대해 전문적일 수는 없음을 이해한다고 해도, 상황에 대한 인식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이는 순전히 경영능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어떤 문제가 지속된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 ‘안 하려고 하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문제의 원인이 둘 중에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먼저 ‘안 하려고 하는 것’은 복지부동의 문화에 기인된 것이 대부분의 경우일 것이다. ‘나서지 않는 것이 편하다’라는 인식이 회사 저변을 지배하는 기업문화라면 그 원인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필요로 한다. ‘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것은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일 것이고 때로는 일부가 아닌 많은 사람이 또는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고, 일정 규모의 투자도 필요할 경우가 있고, 구성원의 해결 능력이 모자라서 발생된 문제일 수도 있으니 직원 교체를 필요로 할 수도 있다.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면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지, 직원들을 질책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문화가 형성되어 있느냐는 회사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소로 판단되어, 현대 경영에서는 Mission, Vision, 핵심가치를 정의한 가치관 경영을 통해 회사의 추구하려는 경영방침을 정의하고 그것을 통해 원하는 기업문화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어떤 슬로건을 내세우느냐가 기업 경영의 철학을 대변하는 것이므로 매우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많은 회사에서 가치관 경영은 실제의 경영과 분리된 액자 속의 모토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되고 기업문화는 어떻게 형성이 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가치관 경영의 슬로건이 중요한 만큼 오너와 직원들 사이에 교감이 있는 슬로건이 되어야 하고 슬로건의 이행을 위해 오너와 직원 모두 지속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진실한 소통’이 슬로건 내용에 있다면 이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한 것이다. ‘진실한 소통’을 위한 노력 없이 위에서 아래로의 지시와 닦달만이 존재한다면, 오너와 직원 사이의 공감대 형성은 요원할 노릇이기 때문이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주인의식’ 도 많은 회사의 슬로건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수직적 기업문화’가 회사의 발전을 저해하고 발전적인 토론의 장애물로 생각되어 ‘수평적 기업문화 구축’이 또 하나의 슬로건이라면 그 목표의 달성을 위해 오너와 2세부터 수평적인 자세로 직원들을 대해야 가치관 경영이 존속될 수 있다. 본인들은 열외인 상태로 수평적 기업문화 구축에 대해 강조한다면 그것은 직원들에게는 조롱의 대상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조롱의 대상이 되는 슬로건은 없는 것보다 못하다.
실천할 의지가 있는 슬로건을 만들고, 만들었으면 회사의 소속되어 있는 누구든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실행의 문제이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실천은 직원들 만이 수행해야 할 사항이라 생각하는 오너가 있다면, 기업문화의 개선은 불가능한 일인 것임을 알아야 하며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백만 번을 얘기해도 공허한 외침만이 될 것이다. 독선적인 오너와 복지부동하는 직원의 관계에서 무엇이 먼저 원인 제공을 하였는지는 분명치는 않지만,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를 바라고 진실로 변화를 원한다면 오너가 먼저 매듭을 풀어야만 조금이 나마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발걸음을 뗄 수 있을 것임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요즘 많은 회사에서 직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기인 것 같다. 예를 들면, 이전에는 기업의 모토를 ‘회사의 이익 실현’ 및 ‘주주가치 극대화’ 또는 ‘고객 만족’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 많았으나, 근래 많은 회사에서 직원들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예로써 ‘직원이 만족해야 고객이 만족한다’라는 표현들이 나타나며 궁극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주체는 직원임이 많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바람직하고 중대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고객, 주주, 직원이 회사의 3대 이해관계자라 하면 회사 운영의 주체로써 직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애써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직원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직장은 반드시 보상에만 있지는 않다. 직원들도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의 경영상황을 무시하며 본인들이 원하는 바를 고집하지 않는다. ‘직원들을 어른으로 대접하면 어른다운 행동을 한다’라고 언급한 넷플릭스 최고인재책임자 패티 맥코드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직원들은 강요된 회사의 가치관 경영의 슬로건 또는 사훈 등에 공감을 가질 수 없다. 직원들이 진심의 주인의식을 갖길 원한다면 회사의 Mission, Vision, 행동양식, 등이 담겨 있는 회사경영의 슬로건을 다시 한번 음미해 보길 바란다. 오너 본인이 추구하길 원하는 경영철학이 담겨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본인은 얼마나 실행을 위해서 노력하였는지 반성해 보길 바란다. 반성하는 자세를 가진 오너가 있다면 2대가 아닌 몇 대까지 라도 회사는 존속하며 발전할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정리하면, 회사의 지속가능성은 인재확보에 있고 인재확보의 원천은 기업문화에 있다. 기업문화는 오너로부터 시작되고 오너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 회사의 문화는 어항의 물과 같다는 표현을 들은 적이 있다. 어항의 물을 항상 관리하며 상태를 살펴야 하는 것이 오너로서 해야 할 제일 중요한 역할이지 않을까? 또한 기업문화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 가치관 경영의 슬로건 또는 사훈, 경영방침 등에 나타나게 되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 행동규범은 오너로부터 실천이 되어야 직원들이 따르게 되며 이는 인재확보로 이어지고 지속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선순환의 고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