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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상 잇기 May 29. 2024

6장 - 컨설팅에 속지 마라? 1)

왜 회사 2代 가기 어려울까?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컨설팅시장은 광범위하다. 비즈니스의 방향 설정을 위한 전략 컨설팅에서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한 컨설팅,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 컨설팅, M&A 컨설팅, ERP, SCM 등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IT 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 등에서 ISO 인증을 득하기 위한 컨설팅, 세무 컨설팅, 스마트 팩토리 구축 및 공장 자동화 관련 컨설팅 등, 기업체의 경영활동과 관련한 거의 모든 분야로 컨설팅 시장은 확대되었고, 기업체들은 자체 역량이 부족하고 외부의 조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상황에 맞게 컨설팅 전문 회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런 다양한 컨설팅 영역 중에서, 중소, 중견기업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광범위하게 수행되고 있는 ‘수익성과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경영 컨설팅’의 필요성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방법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 중반까지 대한민국에서 경영 컨설팅 시장은 최고의 전성기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는 우수한 인재들을 영입하여 전략 컨설팅 및 구조조정 프로젝트 컨설팅에 성과를 보이면서, 경영 컨설팅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었다. 특히 90년대 말 외환위기 상황은 대기업을 포함한 많은 회사들의 경영 실태의 민 낯을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외형 확장을 위한 대기업들의 무한 경쟁의 결과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모습처럼 건실하게 경영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 많은 기업들은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퇴출되는 상황을 겪게 된다. 이런 상황을 계기로 하여 기업 개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되었고, 컨설팅 시장은 급속히 확대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국가적인 경제 위기 상황과 맞물려 전략과 경영 컨설팅 시장은 견고한 발전을 거듭하게 되고, 기업들은 유행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유수의 글로벌 컨설팅 회사로부터 자문을 받았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자문을 받은 기업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컨설팅 무용론이 대두되기도 하였다. 대기업에서 이런 과정으로 컨설팅이 전개되어 왔다면, 중소, 중견기업에서는 대체로 2010년 이후 필요 분야에 대해 부분적으로 컨설팅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된 것으로 생각된다. 


지속적인 발전을 원하지만 부족한 인력과 역량, 오너의 문제 인식 부족, 변화를 시도하기 어려운 기업문화 등의 이유로 인해 자체적인 개선에 한계를 가지고 있는 중소, 중견기업으로서는 개선을 원하는 상황이라면, 경영 컨설팅은 거칠 수밖에 없는 과정으로 보인다. 


필자는, 직원들이 대부분의 회사 주요 문제들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문제에 대한 개선 역시 회사 자체적인 의지에 의해 개선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스스로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할 역량도 없는 회사라면, 미래를 위해서 최소한의 인력투자는 필요하다. 외부의 도움이 없더라도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 관련 부서와 협의하고, 개선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이 필요하다. 이런 직원은 회사 전반의 업무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야 하고, 업무개선에 대한 사명감과 추진력이 있어야 하며, 조직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필요한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간관계 형성에 문제가 없는 인력이어야 한다. 회사는 개선을 주도할 적합한 인재 채용을 주저해서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포지션이 CEO 또는 COO 일 수도 있고, 기획실장일 수 있을 것이며, 이를 지원하는 업무개선을 위한 별도의 팀을 조직할 수 있을 것이다. 인력과 조직이 어느 정도는 구성되어 있어야 자체적인 개선을 시도하거나 컨설팅 프로젝트 시 TF 구성이 가능하다. 


문제를 파악하는 (AS-IS 분석) 단계에서는 직원들이 회사의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분석하면 문제가 되는 프로세스와 원인 파악은 가능하다. 미래의 프로세스 설계와 솔루션을 찾는 (TO-BE 설계) 시점에서는 전문지식이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이런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인 TF를 구성하여 솔루션에 대한 고민을 하면, 최선의 답은 아니더라도 차선의 답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컨설팅을 받는다고 최선의 답이 제공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고 한 번에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 보완에 의해 개선해 나가면 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설팅이 필요한 것은, 부서 이기주의에 의해 협조적인 관계가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인 것이 한 가지 이유이고, 다른 이유는 내부 직원은 오너 및 CEO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아서 외부인의 도움을 받는 형식이 편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컨설팅은 자체적인 개선을 주도할 인력과 조직이 구성되기 어렵거나, 기업문화가 경직되어 있어 개선의 시도가 어려운 경우 필요할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컨설팅이 계약되고 자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하였으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데 어떠한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야 할지 많은 고민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컨설팅 회사는 제안 단계에서는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서 다소 이상적인 개선 효과를 강조하지만, 막상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수록 범위를 축소시키며 당초 목표한 바와 다른 모습으로 종료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흔히, ‘컨설팅에 속았다’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회사 측에서 제대로 프로젝트 관리하지 못하고, 중대한 실패 원인을 제공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럼, 성공적인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  


1)    중소, 중견기업 컨설팅의 배경과 조직 구성

창업자의 경영 역량과 카리스마는 회사가 태동하고 성장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으나, 일정한 규모에 이르게 되면 성장의 한계를 보이며 정체 상황을 겪게 된다. 시기적으로 회사 발전의 정체감이 느껴질 무렵, 대체로의 2세들은 경영학을 전공하거나 MBA 과정을 마치고 회사에 합류하게 된다. 처음 회사에 합류해서 어느 정도 회사 경영상황을 파악하게 된 2세의 시각에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지만, 창업자를 설득할 수 있는 실력과 논리를 갖추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창업자의 비합리적 경영방식을 보며 창업자와 갈등을 겪기도 하는데, 개선에 대한 제안을 하거나 부분적으로 필요한 사항은 직접 시도해 보기도 하지만 인적, 물적 자원과 역량의 한계로 인해 처음에 목적했던 바를 이루지 못하고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의 변화를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을 통한 창업자를 설득하는 것이 그나마 실현 가능한 방안이라는 판단을 하여, 어렵사리 오너의 재가를 받아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된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좋은 컨설팅 회사의 선정과 투입되는 컨설턴트의 역량은 언급할 필요도 없을 만큼 중요한 문제이니 계약 체결 전 여러 회사로부터 제안을 받고, 내용을 검토하여, 최선이라고 판단되는 회사를 선택한다. 최적의 컨설팅회사와 계약이 되었으니 프로젝트 사무국을 구성하고, 일정계획을 짜고, TFT 인원을 모집하고, 킥오프 하여 업무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중소, 중견기업들은 TF 인력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프로젝트 참여하는 대다수의 직원은 현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풀타임 참여는 어렵고 파트타임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구성원들로 TF는 구성되게 된다. 이런 형식으로 조직이 구성될 수밖에 없는 것은 인력 투입의 한계를 갖고 있는 중소, 중견기업의 당면한 현실이기 때문에, 그만큼 성공적 개선 수행에 구조적 어려움이 있다. 이렇게 구성된 TF는 이른바 매트릭스조직 (Matrix Organization) 형태가 되게 된다. 현업과 TF의 병행하는 방법은 그럴듯해 보이고 업무를 병행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물론 가능할 수도 있다. 이 가능의 전제는 TF로 참여하는 인원이 현업과 프로젝트 양쪽의 회사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사명감과 속해 있는 현업 조직에서의 개선 공감대 및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 


[매트릭스 조직]

현대적인 조직설계방식으로서 매트릭스 구조라고도 한다. 매트릭스 조직에서는 서로 다른 기능부서에 속해 있는 전문 인력들이 프로젝트 관리자가 이끄는 프로젝트에서 함께 일한다. 매트릭스 조직에 속한 개인은 두 명의 상급자(기능부서 관리자, 프로젝트 관리자)로부터 지시를 받으며 보고를 하게 된다. 이것은 기존의 전통적 조직구조에 적용되는 명령통일의 원칙과 다른 점이 매트릭스 조직의 가장 큰 특징이다.

매트릭스 조직은 기존의 전통적인 기능조직이 지녔던 의사결정 지연이나 수비적 경영 등의 단점을 보완한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기능부서에 속해 있는 전문 인력들이 함께 일하게 되면서 신속한 의사소통, 창조성 개발, 효율적 자원 사용 등이 이루어지게 된다.

하지만 명령통일의 원칙이 깨지면서 조직질서 혼란, 권력 다툼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장기적 문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미봉책을 산출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매트릭스 조직 [Matrix Organization, ― 組織]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그렇지만 이런 방식으로 회사 업무가 수행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단 프로젝트 팀원은 본인이 피해의식을 갖게 된다. 중견기업 레벨에서 인사평가시스템이 매트릭스 조직을 평가하기에 적합한 구조를 갖거나 그런 의식을 갖기 어렵다. 그래서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성과를 내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동기부여’가 어려운 구조가 되는 것이다. 아무런 보상의 조건 없이 주인의식으로 회사 일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감정적인 호소를 하기에는 양쪽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의 피해의식이 커서, 프로젝트 성공의 공감대를 갖기가 어렵고, 일정에 따라 진행해야 하는 업무의 양이 많아서 귀찮기만 한 경우가 자주 발생할 것이다. 현업의 팀장은 인원을 프로젝트팀에 빼앗겨 본인들 업무가 바빠지는 것 같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직원이 이런저런 컨설팅 TF에서 논의된 개선 사항들의 협의를 위해 자꾸 회의 소집하는 것이 귀찮게 느껴지고, 당장의 성과가 아닌 일에 시간을 빼앗긴다는 생각이 많아지게 된다.


TF 사무국 직원의 입장은 어떨까? 이들의 태도가 프로젝트 성공여부에 아주 중요한 요소일 수 있는데, 이 직원들은 주로 기획실 또는 개선을 이끌 부서의 직원일 가능성이 많다. 이들 역시 본인 본연의 업무와 병행해야 하는 것은 다른 현업 TF와 마찬가지인데, TF 활동이 정체되거나 일정대로 진도가 나가지 못할 때,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이 결정되지 못하고 표류할 때, 이를 얼마나 주도적으로 조율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의 성과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프로젝트 리스크 매니지먼트 차원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들은 프로젝트 주관하는 역할로 현업 업무의 양을 조절하며 병행하게 되나,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게 되면 많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된다. 


 컨설턴트가 짧은 시간 안에 회사의 업무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회사 조직이 이를 실행하기 어렵다면, 컨설팅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된다. 이를 전체적으로 조율하고 이끌어야 하는 몫이 컨설팅을 받기로 제안한 2세와 프로젝트 추진조직에 있다. 회사업무에 대한 이해, 이를 토대로 한 의사결정 능력, 프로젝트를 이끌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려는 추진력 등의 요소가 갖춰진 프로젝트 매니지먼트가 중소, 중견 기업 컨설팅에서 최소한의 성공조건이 된다. 


여기에 덧붙여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는 오너의 역할이다. 2세에 의해 처음 컨설팅 제안 당시부터의 목적이 변화를 꺼려하는 오너와 조직원들의 사고방식을 컨설팅을 통해 변화시켜 보려는 2세의 의도가 있지만, 사실 오너에게 그런 일들은 주된 관심사에서 벗어난 주제일 확률이 매우 높다. 생산과 영업 활동에만 집중해서 수십 년간을 경영해 온 사람이 문제점을 도출하여 개선사항을 찾고,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컨설팅의 일반적인 방법론에 대해 중요성을 인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너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조직의 갈등 상황이 발생되는데 조율이 잘 안 되면, 전사적인 공감대 구축 없이 컨설턴트와 일부 인원만의 프로젝트가 되어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돈과 시간을 투자하였는데 문제가 해결하지 못한 채 지속되면, 회사는 프로젝트에 투입된 비용 이상의 손실이 발생된다. 그것은 프로젝트를 통해 개선이 되리라 기대하던 직원들이 패배의식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고 이후의 개선 활동에 추진 동력을 잃게 될 위험을 제공한다. 컨설팅의 목표로 설정되었던 사항들에 대한 개선효과가 없으면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해서 회사, 컨설팅회사, 직원과 컨설턴트 모두 패자가 되지만 회사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회사의 책임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오너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 즉 변화관리에 앞장서야 한다.   컨설팅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과제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레퍼런스로 관리하기 위해 성공이라고 포장하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입장이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다소 안타까운 것은, 개선 과제의 성격이 어려운 상황임을 예측하면서도 솔루션 구축에 문제가 없을 것이고 경영상 큰 효과가 있을 것처럼 제안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실패의 원인이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와 역량 있는 인원이 부족하여 발생한 문제가 원인이라고 해도 그렇다.

 회사의 문화와 인적구조를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회사에 맞는 제안을 해야 하며, 프로젝트를 진행과정에서도 수행되기 힘든 이상적인 TO-BE를 제시하고 회사 탓을 하며 이행하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기만행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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