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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학 May 14. 2024

야생화 이야기

12. 모데미풀


산자고, 동강할미꽃, 금강초롱꽃, 참배암차즈기. . . 이런 꽃들을 만나면 특별히 반가운 이유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고유종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전세계 어디에도 없이 오롯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꽃. 그래서 그런 꽃 대부분이 희귀종이거나 보호종이다. 

모데미풀, 하얀 꽃잎은 꽃받침이다. 꽃잎은 7~8개의 수술로 변장해 벌레들을 유혹한다. 

모데미풀이 또 그렇다. 모데미풀속의 단 한 종의 꽃, 모데미풀.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다지만 워낙 1000미터 이상 고산의 깊은 계곡에만 사는 데다(태백산, 소백산엔 산 정상 부근에 살기도 한다.)  아직 재배 기술도 찾지 못한 터라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라지면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모데미풀은 지리산 모데기 마을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은 이름이라지만 현재는 모데미 마을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어 진위는 불분명하다. 그 위치였다는 남원의 회덕마을에도 모데미풀이 없다. 


이른 봄에 피는 너도바람꽃과 닮았다하여 학명에도 에란티스(Eranthis)가 들어가는데 모데미풀은 (적어도 내 눈엔) 그 어느 바람꽃보다 아름답고 화려하다. 바람꽃 가족과 마찬가지로 하얗게 보이는 꽃잎은 꽃받침이고(이를 화피, 또는 꽃덮이라고 부른다) 정작 꽃잎은 7~8개의 수술로 변장해 벌레들을 유혹한다. 

소백산, 광덕산, 청태산 등에서 모데미풀을 만났지만 모데미풀의 성지는 아무래도 청태산이겠다. 작은 산개울의 바위, 이끼와 어울어진 모습은 다른 곳의 모데미풀과는 또 다른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차편이 없는 나도 청태산에 서너 번을 갔을 정도다. 지역마다 보통 3월 말 ~ 4월 중순에 피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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