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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토니 Apr 23. 2024

미국인턴 취업기 3부

J1비자 성공 취득기

수중엔 미화 $500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새벽 2시입니다. 공항은 인터넷이 되질 않습니다. 한국의 인터넷환경은 전 세계 최고란 걸 다시 느낍니다. 어찌어찌 미국인에게 부탁하여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 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미국인턴카페에 접속을 하고 도움을 청하는 글을 올립니다.


"저 미국에 도착했는데 아무것도 없고 뭘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LA의 한인민박 숙소 사장님이 댓글을 남기셨습니다. '택시 타고 OO주소로 오세요'


바로 택시 타고 출발했습니다. 택시기사는 또 얼마나 무섭게 생겼는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속으로 날 이상한 곳으로 데려가면 어쩌지, 내 돈을 다 뺏기면 어쩌지 생각이 계속 나더랍니다.


그렇게 LA스테이플스 센터 바로 앞에서 운영하는 큰 스튜디오에 텐트를 쳐놓는 특이한 콘셉트의 한인숙소 사장님과 연이 닿아 하루를 보내고 출근일자까지 숙박하며 지냈습니다. 참 친절하게도 이것저것 알려주며 미국은 중고차가 필수라고 하여 중고차도 한대 구매합니다.


또, 여기서 지내는 것도 월세를 아낄 수 있어 좋을 것 같아 제가 여기서 일을 하며 지낼 테니 잠만 재워달라고 사장님께 부탁했습니다. 사장님께서도 흔쾌히 알겠다고 하셨고 그렇게 LA 곳곳을 돌아다니며 처음 목적이었던 영어실력향상은 안중에도 없이 한국인들과 한국어로 대화하며 1주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첫 출근, LA에서 Irvine까지의 거리는 운전해서 약 1시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1시간이라고 하면 부천에서 강남까지 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는 20km 내외의 거리지만 여기서의 1시간은 100km는 됩니다. 그렇게 미국에서 국제 면허증으로 첫 장거리 운전을 하고 첫 출근을 했습니다.


Irvine에 위치한 회사는 제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습니다. LA의 그 도심 곳곳에 있는 허름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정말 미국이라고 생각하면 떠오르는 예쁜 도시와 예쁜 건물 그리고 멋진 사람들이 있었고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제가 영어를 잘 못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저는 디자이너로서 재직을 하기 때문에 디자인만큼은 자신이 있었습니다. 한국 디자이너의 실력은 어디 내놔도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아한 형제들에서 갈고닦은 실력은 미국회사에서 팀장포함 회사 그 누구보다도 좋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이니까요. 디자인만 잘하면 될 것 같았던 직장생활은 언어의 장벽 때문에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포 1.5세~2세들이 영어를 못한다고 은근히 따돌려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퇴근 후 숙소에 가서 잡일을 돕고 잠이들면 오후 11시입니다. 몸도 점점 힘듭니다.


좌측 원본으로 만든 우측 디자인 소재들


"문제는 의사소통이라고 멍청아!"



이 시절 이 회사의 인원은 한국인턴 4~5명, 대다수의 교포 1.5세~2세들 그리고 멕시칸, 백인, 흑인등 약 70명 내외가 근무하고 있었고 저는 여기서 또 한 번 좌절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 빼고 다 영어를 미친 듯이 잘합니다. 큰일 났습니다. 너무 창피합니다. 어떻게든 영어를 해야 합니다. 한인 민박사장님께 말씀드리고 오후 잡일을 그만둔 뒤 집을 직장 근처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한국으로 성문영어 문법책을 공수받아 오전엔 회사일, 오후엔 월세집에서 영어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체력도 없었던 저는 Irvine 곳곳에 있는 LA피트니스라는 곳에서 운동을 하며 못하는 영어로 미국인 친구들을 많이도 만들었습니다.


주말에는 이 친구들과 함께 여행도 다녔더랍니다. 그리고 처음 보는 미국 펍에 들어가 술을 마시고 다음날 휴대폰에는 잘 들어갔어 친구?라는 처음 보는 번호로부터 문자들도 많이 받았습니다. (술만 마시면 외향적이 되어서 친구란 친구는 다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뒤.. 어느덧 영어로 몇 마디 할 수 있는 직장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직장 내 친구들은 어느덧 영어로 대화하는 저를 보며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열정을 다해 노력하니 안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글 쓰면서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4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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