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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am May 31. 2024

나는 내 언어로 나를 다시 정의한다.

나는 부모와 다르다.

                                                                                                         *메인사진 출처 : Pixabay



"커오면서 들었던 부모님 말의 개념 속에 갇혀있었다면, 나를 조정하기 위한 칭찬과 비난등의 말들을 배제하고 '현재의 나'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의 언어로 나를 다시 정의하는 글을 써보세요. '대리수치심은 그 들의 몫이지 내 것이 아니다.' , '나는 부모와 다르다.'라는 전제를 두고  '나는 000한 사람이다.'를 하나씩 찾아보세요."                                                                                       
                                                                                                (김은하 작가님의 강연 中)



도서관에서 '김은하 작가'님의 강연을 들었다. 주제는 우리 아이 독서교육과 문해력에 관련된 주제였으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을 위한 좋은 내용도 많았다. 그중에서 이 말을 들었을 때 심장이 요동쳤다. 신선한데? 나도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부모는 좋든 싫든 내 뿌리이고 어쩔 수 없이 동일시되어 있기에 아이를 키우면서 나에게도 그런 모습들이 보였고, 감정의 밑바닥까지 경험한 나에게 이런 과정은 너무나 필요했다.






첫 째,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왜 나는 그때 그렇게 말을 하지 못했지? 지금 생각난 되받아치는 말을 그때 해줬더라면 내 기분이 이러지 않았을 텐데?' 그때그때 감정을 표출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맞대응도 못해 지나고 후회하는 그 화(火)를 머금고 살고 있는 나에겐 대단한 결심이자 변화다.


내가 부모가 되고 무언가를 느끼고 깨닫게 되면서 나는 이러이러했지만, 내 자식에게는 절대 대물림하지 않게 해 줘야지 라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었다. 내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원하는 대로 바라는 대로 키워지고, 자라는 것도 아닌데 왜 전전긍긍했을까? 내 자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알아가 보자라고 생각을 바꾸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제는 그런 강박을 내려놓고 나에게 집중하는 글을 쓰고 있다. 나는 내 자식들이 나를 위해 대신 무언가를 해 주고 싶은 무거운 마음이 안 들도록, 내 일을 열심히 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아주는 게 자식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 중에 최고가 아닐까? 싶다.







둘째, 나는 마음공부하는 사람이다.


지난날들에서 가벼워지고 싶고 평온해지고 싶었다. 화를 내더라도 우아하게 내고 싶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고 여유가 있으면서 위트 있게 받아치는 재치를 겸비한 사람들처럼 말이다. 이렇게 되어야지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이미 다 겪었거나 또는 미해결 된 감정들 중에서 해결을 했거나 아님 그 불완전함을 수용해서 안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민감한 주제나 약점이 되는 단어에 공격을 받아도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웃으며 상대방도 유쾌할 정도로 농담으로 받아치는 그 여유가 너무 세련돼 보였다. 내가 꿈꾸던 성숙한 어른의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았다. 대화를 나누면 깊은 사고에서 나오는 배려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세련됨을 나에게도 장착하고 싶어 마음공부를 시작했다. 직면하며 알아차리고 깨닫게 된 것들에 대해 글을 쓰며 해소도 하고, 나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성숙 해질 것이라고 믿으며 꾸준히 할 것이다.






셋째, 나는 운동하는 사람이다.


필라테스 운동을 하면서 삶의 태도에 대해 배우고 있다. 그날그날 정한 부위에 맞는 기본동작부터 난이도를 높여간다. 호흡을 신경 쓰면서 온몸에 힘을 주어 버텨야 하는 동작들이 많다. 한 부위가 끝나면 쉬는 시간을 주는데 호흡을 가다듬고 몸의 힘을 다 빼고 스트레칭으로 늘려주는데 길어야 10초 이하이다. 근육에 자극을 주고 그 고통을 참으면서 버텨내는 태도와 사이사이 몸을 풀어주고 호흡정리를 하며 휴식을 갖는 것이 내 삶에 필요한 태도 같다. 끈기 있게 버티며 이루고, 또 쉼을 즐길 줄 아는 여유 말이다. 꾸준히 하면 내 몸의 테가 바뀔 것이고 자세도 좋아질 것 같다.

자세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집중하며, 온몸에 힘을 주고 천천히 버티며 균형을 잡아야 하는 동작들이 내 삶에 가져와야 하는 태도가 아닐까?

 






넷째, 나는 꿈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며칠 전 7살 딸아이 유치원에서 엄마의 어릴 적 꿈과 현재의 꿈에 대해서 적어오라는 미션이 있었다. 꿈? 이미 많은 고민의 시간들을 거쳐 나의 꿈을 찾았고, 이루기 위해 현재 노력 중이다. 예전에는 과정보다는 결과에 더 신경 쓰고 중요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목표한 바를 이루고 나면 기쁨은 잠시뿐 공허했다. 그때그때 내가 행복하면 되는 것이다. 과정을 제대로 즐기면 그 자체로 즐겁고 뿌듯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많은 경험을 통해 새롭게 바라보고 느끼려고 한다. 언젠가는 내가 쓴 글들이 책으로 출간되고, 내 아이들이 '우리 엄마 작가야'라고 좋아해 주면 그뿐이다. 한 가지 바란다면, 시간의 힘을 도움받아 더 다듬어지고 깊어진 내 글을 읽고 통찰을 통해 위로를 받거나 용기가 생겨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동기부여가 조금이 라도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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