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싸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싸우면 늘 혼이 났던 것 같거든요. 싸워서 기분도 좋지 않은데, 혼까지 나면 억울함은 두 배가 되고, 후회도 두 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참는 습관이 생겼어요.
어릴 땐 무작정 참다가 자라면서 서서히 차근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혀갔습니다.
친구들 관계와 직장 생활까지는 이렇게 참는 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혼 생활은 달랐습니다. 참는 것이 한계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결혼 초기에는 괜찮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불만도 생기고 서운한 일도 많다 보니 서로 부딪힐 일이 많았습니다. 다툼도 잦아졌고요.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싸웠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부부 싸움은 하면 할수록 마음이 불편해진다는 거였어요. 이기고 지는 관점으로 이야기한다면 이겨도 남는 것이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상처가 남는, 그야말로 안 하는 것만 못한 싸움이었어요.
그때부터 싸움이 싫어졌습니다. 이렇게 의미 없고 상처만 되는 싸움을 계속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서로 마음이 안 맞다고 생각되면 대화를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오히려 낫더라고요.
말을 조심하게 되니 감정이 상하거나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말로 상처 주게 되는 일도 줄어들었고요.
부부는,
가까운 만큼 사소한 일로 멀어지기도 쉬운 관계입니다.
그만큼 단단하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쉬운 관계입니다.
그래서 부부는,
의미 없고 상처가 되는 그런 다툼에서는 멀어져 조금 더 서로를 위하려는 마음의 노력이 필요한 관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