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계기점은 두 번 있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결혼’이었습니다.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가족은 나의 그림자를 보여주는 존재다]
결혼 1년 차에는 전쟁이었어요.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았거든요.
저는 연애를 꽤 오래 했습니다. 자그마치 6년.
그런데 결혼은 또 다른 문제더라고요.
이혼까지 생각할 정도로요.
뭐.. 그건 그거고
밥은 먹고살아야 하잖아요?
엄마가 만들어 준 집밥들을 생각하며 하나 둘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백종원 선생님, 김수미 선생님이 제 요리 선생님이었습니다. 수많은 레시피 중 어떤 것이 맛있는 레시피인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백종원, 김수미 레시피였어요.
맛있더라고요.
맛있으니 만드는 게 재밌었어요.
이것저것 요리를 자주 하게 되니 신랑과 식탁에 마주 앉아 밥 먹는 시간이 자연스레 많아졌어요.
앉아서 뭐 하나요.
서로 오늘 하루 어땠는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신랑이 참 힘들게 살더라고요.
‘걱정이 많았네. 그래서 예민했구나.’
‘내가 배려해주지 못했네.’
그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출근길 밝게 인사하고
퇴근길 고생했다고 말해주기
집에서 고민의 시간에 빠져있을 때 잔소리하지 않기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하기
신랑도 달라지더라고요.
참 많이 싸웠는데..
내가 싫어한 신랑의 모습이 결국 나의 모습이었고, 내가 요구하고 바랬던 모습은 신랑에게도 필요했던 내 모습이었어요.
나, 너라는 말이
우리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나는 이렇게 생각해”가 아닌
“우리는 이게 좋을 것 같아.”
이것이 바로 평화란 것인가.
이것이 바로 결혼의 장점인가!!
비로소 저희 부부에게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어요.
저에게 요리란,
남편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계기예요.
물론, 맛없다고 하는 날엔 입맛이 까다롭다며 툴툴대고 이야기도 대충 들어주지만,
여전히 각자가 보낸 하루를 풀어내며 평범한 하루를 응원하며 마무리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요.
맛없으면 어때요. 우린 다 처음인데요.
하다 보면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식탁에 마주 앉아 밥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소중한 걸요.
오늘 여러분들의 식탁에도
평범한 하루를 무탈하게 풀어내는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