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봤지만 모르는 것들에 대해

일상로부터 나온 글들

by suminha

1년 넘게 사용하던 컵을

오늘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데

한 번도 보지 못한 그림을

발견했다

그 그림은 언제나 그곳에 있었는데

내가 그냥 지나쳐 버린 것이다

매일 사용하면서도

한 번도 자세히 보려고 하지 않아서

보지 못한 것이다

내가 그동안 본 것은 무엇이었나

내 옆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어쩌면 이와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그들을 안다고 착각하고

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내가 지나쳐 버린

수많은 것들이 분명 있었을 텐데

그래서 내 마음대로 오해하고

단정해 버린 수많은 순간들이

있었을 텐데

어쩌면 이 컵의 그림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처럼

건성건성 보고

내 마음대로 생각하고

그랬을 텐데

갑자기 이 컵이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이제부터는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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