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동그랗게 말고 집 속에 들어간 달팽이
웅크린 제 모습 싫어
답답한 집 나와 기지개 켜본다
남의 살 먹는 사마귀 지켜보고 있다
제 집속에 있어라 무서운 세상이다
등짐이 버거워 벗어봤지만
내려놓을 수 없는 분신 다시 감추온다
사람들은 커다란 집 각자 방이 있어도
마음은 따로따로 길 떠나고
김치찌개 보글보글 맛난 밥상에 앉지 못했다
거짓 없이 작은 꿈 꿀 수 있는 달팽이집이 좋아라
"작은 것에 만족하고 살 줄 알았는데 욕심은 늘 조금씩 늘어나는 것인가 보다
어느 날 세상살이에 아등바등하다가 몸집도작고 등에 지고 있는 집도 작지만
게으름 피우지 않고 꼼지락꼼지락 제 갈길을 가는
달팽이를 보다가 느낀 점을 시로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