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릴 때
‘지하철 공사 중 서행하시오’
‘위험! 관계자외 절대 금지’
안전모를 쓴 인부가
육중한 쇠망치로 철판을 탕탕 내리 친다
지상에서 쫓겨난 사람들은
땅속에 다시 길을 만들고 있다
길가에 모든 사람들이
멀거니 버스를 기다린다
집으로 가는 아이를 보면
내 마음은 더 바쁘다
엄마 빨리 와 배고파
이른 가로등 눈을 부비고
나를 기다리고 서 있다
사람들은 모두 집으로 집으로 가고 있다
"위 글은 지하철 1호선을 만들 때 일 한답시고 돌아다닐때
성과없이 터덜터덜 버스타고 집으로 가다가 지하철 공사장을 지날 때
그때는 초등생, 유치원생 이었을 아이들이 집에서 나를 기다리던 모습에
마음이 퀭해서 쓴 시이다.
요즘은 지하철 2호선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한번쯤 역주행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그 중에 하나가 지하철 공사장을 지날때가 아날까?
지하철 한 노선이 더 생기면 몇 년 동안 도로는 차선이 늘 변동이 있다.
아침에 가던 길이 누군가를 버스정류장에 내려주고 돌아올 때
길이 바뀌어 있었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정도는 아니었으나 낮에 외근나갈때 기나친 길인데
일을 보다 늦게 귀가하는 길에 지나다가
"어~~~? 뭐지? " 하며
잠깐 가다가 멈추고 보니 반대편 길인것이다. 차가 저쪽길에서
안와서 다행이지 몇초 사이 내가 역주행을 한 것이다.
순간 식은땀을 느끼며 얼른 어두운 길을 다시 조심스럽게 지나온 기억이 난다.
아무리 공사중이라는 푯말을 세워놔도 익숙한 습관처럼
자주 다니던 길이라 몸이 자연스레 원래 가던 길로 움직이니 늘 조심해야겟다.
난 가끔 생각한다. 하늘, 땅 위, 땅 속, 물 속까지 길을 만드는 인간의 능력은
어디서부터 왔을까를. 꼭 저렇게 많은 문명을 만들며 살아야하는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