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말을 잘 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나이도 먹어가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이는 상대방의 반응을 접하면서 나는 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가로채고 있거나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은 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감정적으로 내뱉고 있었다. 마치 화풀이를 하듯이.
오래 전에 직장 동료와 감정적으로 싸운 적이 있었다. 그의 첫 응대는 왜 자기 감정은 배려하지 않은 채 심한 말을 하냐는 것이었다. 내가 상대방이 내가 할 말로 인해 감정을 상처 받을 것을 생각했다면 애초에 시작도 안 했겠지. 나의 요점은 상대방은 수 년 동안 업무를 나눌 때 본인은 하던 일을 해년마다 하는 방향으로 주도하고 서로 맡기 꺼려하는 일과 새로운 업무는 결국 나머지 직원들이 나눠서 하고 있었다. 본인의 주장은 자기 일을 아무도 한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고 윗분들도 본인이 그 일을 계속 해주기를 바란다는 말이었지만 우리가 봐온 경험으로는 같은 패턴의 일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 싫었다.
당신만 왜 그러느냐고 어느 누구도 면전에서는 독하게 말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자기가 윗사람이나 다른 부서와 연관된 일을 억지로 받아서 해줘야만 했던 다른 일을 나에게 설명하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되었다. 한 시간 정도의 불편한 대화 끝에 우리는 서로 사과를 했지만 아직도 어색함은 남아 있다.
p 193 삶에서와 마찬가지로 대화에서도 당신은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제 할 수 없다.
당신이 통제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당신 자신뿐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리드하는’ 말센스 라는 책 제목이 볼수록 새록새록 가슴에 남는다.
나를 통제하고 훈련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직원이 말한 것처럼 내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었다면 그 대화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로 느낀 것은 힘들 때 일수록 좋은 방향으로 서로 협조해서 일을 해 보자는 좋은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말을 해야겠다.
그러러면 내가 하는 말을 살펴봐야겠다.
1. 내가 하는 말실수 3가지
1) 내 말이 이해가 안가?
남편과 말다툼을 할 때 나는 내 기준으로 내가 정해 놓은 답을 듣고 싶어서 남편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려 했다. 그러나 남편은 본인이 잘못한 부부은 일정부분 인정하면서도 내가 최종적으로 듣고 싶어하는 말은 절대 해주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 한번 “당신 생각이 틀렸어” “그게 아니라는데 왜 내 말이 이해가 안가?” 이렇게 강요한 적이 많았다. 다른 사람, 남편의 행동으로 인한 불편함이나 피해를 내가 감수하기 싫어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이 틀린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한가지 일을 두고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할 뿐이다. 그래서 결과도 다른 것이다라고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2) 말실수라면 실수인 나쁜 말습관 중에 “답을 미루기”
그 부분은 제가 지금 답해드리기는 곤란하고 알아보고 다음에 다시 알려드릴께요
업무상 상대방이 안되는 줄 알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아서 물어볼 때가 있다.
안된다는 정확한 말로 마무리를 원하는 경우였다. 나는 나에게 돌아올지 모르는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 또는 인정에 이끌려 괜히 답을 미뤄왔다. 다시 상대방이 전화왔을 때도 나는 정확한 답을 못 주고 애매모호하게 말꼬리를 흐리며 말을 미뤘다.
안되는 줄 알지만 한번 더 물어본 거고 확실하게 답을 달라고 한 말을 들었을 때 나의 화법에 대해 고민했고 정신이 퍼뜩 들었다. 업무상 관련된 일은 정확한 답을 주는게 맞다.
3) 그니까~
뭐가 그니까? 에요 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말실수까지는 아닐 수 있지만 나는 공감한다고 한 말인데 아마 일상적으로 하는 답변처럼 들렸나보다. 내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소신있는 내 주관을 말해주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2. 그렇다면 나는 말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어떤 노력이 좋을까?
다른 사람의 말에 잘 공감한다고 생각하였고 무슨 말을 하면 그사람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조언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이러한 부분을 가끔 느끼긴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절실히 느꼈다.
상대방은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고 조언은 필요하다고 하면 진심으로 해주면 되는 것이었다.
특히 문자나 카톡으로 어떤 부분을 얘기하는 경우에는 섣부른 조언을 글로 남기는 것은
나중에 다른 오해를 불러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경우에는 “오늘 컨디션은 괜찮니? ” 이렇게 물어본다.
그러면 상대방의 상태에 따라 조언이 필요하면 그 다음 상황을 말할 것이고 시간을 내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때까지 기다리고 진심으로 공감하고 대화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