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왔다.
특유의 냄새, 선선한 날씨가 온몸을 감싼다. 여름의 습한 더위와 겨울의 코끝이 시린 추위를 견디지 않아도 되는 딱 좋은 계절.
산책을 좋아하는 나지만, 여름은 덥고 습한 날씨가 지치게 만들고 겨울은 찬 바람에 몸이 얼어붙기 일쑤이다. 그러나, 가을은 다르다. 산뜻한 바람에 몸도 가벼워 괜히 말쑥한 차림새로 가만히 걷게 된다.
가을 산책은 아름다운 풍경들이 날 반긴다. 고개를 들면 노란빛과 붉은빛으로 물든 나무들이 날 반기고, 땅을 바라보면 고운 낙엽들이 나를 잔뜩 감싼다. 낙엽을 밟을 때 바스락 거리는 소리들이 나의 귀도 춤추게 만드는 기분이다.
가을 풍경은 나를 언제나 사로잡는다. 길가의 나무 벤치 위에 떨어진 한두 장의 낙엽이 아련한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감정마저도 싫지 않고 결국엔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가을은 이상하게도 마음을 평화롭게 간질이고, 이 계절을 사랑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