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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은소리 Jun 15. 2024

결핍

죄책감


어릴 때부터 딸내미와 나의 관계는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좋았다.

서로에 대한 정서적 관계에서도 행복하리만큼 깊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친구 같은 사이가 되도록 동등한 입장에서 배려하고, 존중하 키웠다.


물론  엄마노릇이 처음이니 시행착오와 후회가 되는 일도 많았지만

아이는 건강하고 명랑하게 자라주었고  늘 긍정적인 마인드로 성장하였다.

동시에  엄마인 나도 꽤나 성장한듯하다. 



그리고

딸과 아빠의 관계에서도 내가 샘날 정도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엔가 나도 모르게 딸 이름을  "야" 하고 크게 불렀던  기억이 있다.

순간 아이 아빠가 진지하게 화를 냈다

멀쩡한 이름 놔두고 '"라고 부르니?

마치 내가 딸아이를 하대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모양이었다.


그만큼 딸을 위하는 마음은 여느 아빠보다 더하면 더했지 부족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부부사이는 언제나 추운 시베리아 벌판이 따로 없었다.

내입장에선 별일 아닌 일에남편은 뾰족한 안테나를 세우고 나를 대했다. 이런 사소한 일들을 하나둘 차곡차곡  탑을 쌓아 나는 뒤끝장렬의 화신으로 변해만 갔다.




이런 부부 사이에서 딸아이는 본인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어쩌면 '결핍'에 노출되었을 테고  나는 불안감과 죄책감마저 들곤 하였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대학생이 된 딸과

얼마 전

말싸움이 있었는데 내게 한말이 머릿속에,  내 심장에 콕 박혀 도무지 빠질 생각을 안 한다.


“내가 만약 나중에 결혼을 안 하게 되면 그건 순전히 엄마 아빠 때문일 거야”


집안엔 싸늘한 정적이 천장을 찔렀고

나는 도무지 받아칠 말이 없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려면 최우선 조건이 사랑이 넘치는 부부사이에  편안한 가정이어야 함을...



딸에게는

모든 날 모든 순간이 세상 전부였을 엄마와 아빠!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란 말이 있는데


밖에선 화목한 가정처럼 보였으나 실제는 서로 아무런 소통 없는 단절된, 무늬만 부부인 사이 내면의 진실을 철저히 감추고 있는 흔히들 말하길 쇼윈도 부부!

 속에서  '부정적인 비언어'  메시지를 고스란히 받고 자랐을 딸내미!




어쩌면

현재 딸에게 외면받고 있는 나의 아픔이

일상생활 속 겹핍에서 아이의 상처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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