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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효승 변호사 Jun 04. 2024

변호사가 되면 끝일 줄 알았다

내가 수영을 배우는 이유

첫 철인 3종 경기


24년 5월 초 대구에서 철인 3종 경기가 열렸다. 처음으로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했다. 변호사 일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을 하느라 신경 쓸 것이 많지만, 하나의 도전이라 생각돼 출전했다. 


철인 3종 경기는 수영, 싸이클, 러닝으로 이뤄진다. 대회날 두근대던 심장이 나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변호사를 하면서 꾸준히 해왔던 수영 실력을 보여줄 생각에 나 스스로도 설레었다. 빠르게 전신수영복을 입고 출발선에 들어섰다. 그리고 출발하자마자 힘차게 수성못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게 웬걸, 너무나 차가웠다. 너무 차가워 바로 포기하고 싶어졌다. 너무 차갑고 수심은 깊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왜 수영하고 있지?'



변호사가 되면 끝일 줄 알았다.


어렸을 때는 변호사가 되면 좋은 일만 펼쳐질 같았다. 드라마에서 보던 것처럼 의뢰인을 보호하기 위해 재판장에서 멋있게 변론하고 의뢰인에게 좋은 결과를 내 모두가 우러러보는 주인공의 삶을 기대했다. 그리고 변호사가 되면 워라밸을 많이 챙길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변호사 업무는 겉보기에는 상당히 멋있고 좋아보인다. 


그러나, 업무에서 오는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는 대학시절부터 여러 가지 일을 해보았다. 대학생 시절부터 정말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보았지만, 변호사 업무만큼 업무가 연속되고 주말, 쉬는 날 생각나고 일상을 방해하는 직업은 없다. 


변호사 업무 그 자체만으로도 고되지만 그 업무의 대가로 다른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 의뢰인들이 상당히 많은 연락과 의문을 제기하며 하소연을 하는 감정노동이 동반된다는 점, 등은 변호사 업무를 더욱 힘들게 한다. 



내가 수영을 배우는 이유


정신적, 체력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나는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수영장을 등록했다. 기초반에서 차근차근 배우며 수영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수영은 팔을 뻗어 당기면 앞으로 나아가고, 세차게 발을 움직이면 빨리 가고, 힘을 빼고 천천히 수영하면 천천히 흘러간다. 이 당연한 사실이 나를 사로잡았다.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동작 또한 어지러운 내 머릿속을 조금이나마 정리해주었다. 수 많은 생각이 떠오르고 수 많은 생각이 지나간다. 그렇게 1시간 수영하고 나오면 일주일을 힘차게 살아갈 힘이 생긴다.


수영을 하면서 깨달은 것


수영을 한다는 것은 '물 속에서 명상을 하는 것'과 같다. 팔을 젓고 다리를 움직이는 반복되는 동작이 어느 순간되면 자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운전경력이 쌓이면, 무의식적으로 운전을 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어느정도 수영실력이 올라오자 문득 '수영을 하는 것은 인생을 사는 것과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 위에서 다른 사람이 수영을 하는 것을 보면 일직선으로 쭉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수영을 해보면, 살짝씩 가라앉았다가 올라왔다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가라앉아야 하고 떠오르기 위해 열심히 팔다리를 젓고 그러다가 또 다시 가라앉고 올라오는 것을 반복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구나.'하는 깨달음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러자 수백건의 소송사건과 수십 명의 직원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었다. 


수백 명의 직원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자 나는 사고방식이 바뀌었다. 더욱 도전적이고, 추진력있게 생활하게 되었다. 법률사무소에서 법무법인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마케팅회사도 더욱 확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추가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수백 명 직원의 생계를 책임질 대표가 되는 것이다. 3년 전까지만 해도 3명에 불과하던 직원이 현재 수십 명 직원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고 앞으로 3년 안에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본다. 내가 꾸준히 헤엄쳐온 것처럼 물 흐르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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