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마일리지: 사소한 호기심이 '빅매직'이 되는 순간

by 장서나

"당신은 창조적인 사람입니까?"

이 질문 앞에서 당당히 "Yes!"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는 창조를 거창하게 생각한다.

마치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라는 문장에나 어울리는 단어처럼,

'나에게는 그 정도의 독창성이나 열정이 없다'라고 여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눌까?

그 생각을 왜 글로 표현하고 싶어질까?

왜 어떤 그림을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나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까?

멋진 풍경을 보면 왜

나만의 시선으로 사진을 찍게 될까?



내 안의 창조적 갈증을 마주하다


나도 예전에는 창작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저 매일을 살아갈 뿐이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삶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글을 한 번 쓰기 시작하자 이상한 일이 생겼다. 쓰면 쓸수록 문장은 꼬리를 물었고, 책을 읽다가도 불쑥 써내려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작가와 대화를 나누듯 내 글로 말을 걸고 싶었다.


그렇게 『오늘도 감사함으로 살아냅니다』라는 육아 에세이를 쓰게 됐다. 어떻게 두 달 만에 초안을 완성했는지 잘 모르겠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마치 구름 속에서 꿈꾸었던 것처럼 잘 기억나질 않는다. 꿈결같이 지나간 시간은 생각지도 못했던 첫 책을 안겨줬다.


나중에야 알았다. 엘리자베스 길버트가 말한 '빅 매직(Big Magic)'이 나에게도 잠시 깃들었음을. 대체 그 마법은 어디서 왔을까.



엘리자베스 길버트는 『빅매직』에서 '창조적인 삶'을 이렇게 말한다.

"창조적인 삶이란 바로 드넓게 증폭된 삶이다. 그것은 더 장대한 삶이고, 더 행복한 삶이고, 더 펼쳐진 삶이고, 무진장 재미가 넘쳐나는 삶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산다는 것 ― 끊임없이 그리고 끈질기게 당신 안에 감춰진 보석들을 파헤쳐 내어놓는 것 ― 그 자체가 순수 예술이며 당신 인생의 작품이 된다."

책에서 말한 마법이란 표현은 창조적 삶의 신비로움을 의미한다. 마법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 말이다.



창조 마일리지: 관찰자에서 주체자로


창조 마일리지는 결국 그저 '한번 해볼까?' 하는 소소한 마음이 만들어준다. 거창한 재능이 아니라, 내 안의 작은 궁금증에 기꺼이 시간을 내어준 흔적이다. 작은 호기심을 따라간 시간이 쌓여, 어느 날 마법처럼 창작의 문을 여는 힘이 된다.


무엇보다 준비되어 있도록 하라. 당신의 눈을 크게 뜬 채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당신의 호기심을 따라가서 질문을 던지고, 주위의 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녀 보라. 당신 자신을 열어두라.


기회를 놓치지 않고, 창조적 영감이 의식에 들어왔을 때 온전히 몰입하여 붙잡아야 한다.



최근에 내가 붙잡은 기회들이 있다. 글쓰기 강의 이후에 사람들과 더 깊이 읽고 쓰고 싶어 독서모임을 새로 만들었고, 전자책 제작 프로그램(옵클) 특강 소식을 듣고 지체없이 바로 신청했다. 덕분에 30대에서 60대까지 함께 모인 [드디어북클럽] 클럽장이 되었고, 미루던 전자책 작업도 최신 방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그저 '궁금하다' 혹은 '알고 싶다'라는 사소한 단서를 놓치지 않고 따라갔을 뿐인데, 기대 이상의 보상 앞에 다시금 내게 깃든 빅매직을 마주하게 되었다.



내가 쌓아온 경험 마일리지는 결코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채워지다가, 창조라는 통로를 만나 비로소 흐르기 시작했다. 경험 마일리지가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밖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들은 생각의 길을 내어주는 작업이었다.


경험 마일리지가 '견디는 힘'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input)이라면, 창조 마일리지는 그 시간 속에서 발견한 보석들을 밖으로 꺼내어 '표현하는 힘(output)'이다. 창조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적립된 수많은 경험의 조각들을 새로운 형태로 엮어내는 일이다. 이 마일리지가 쌓일수록 우리는 삶의 관찰자에서 주체자로 변모한다.



호기심이라는 보물찾기의 단서


『빅매직』에서도 작가가 소설 『모든 것의 이름으로』를 집필하게 된 놀라운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자신에게 "지금 재미를 느끼는 게 뭐라도 있니?"라고 물었을 때, '정원 가꾸기'라는 시시한 답이 떠올랐고, 그녀는 그저 호기심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모종의 정보를 조사하고 메모하게 되었고, 3년 간의 자료 탐색과 여행, 연구 끝에 결국 소설을 쓰게 되었다.

"그것은 내가 쓰게 되리라고 전혀 예상치 못한 소설이었다. 거의 아무것도 없는 데에서 시작했다. 나는 내 머리가 창조적 영감으로 불타오르는 상태에서 그 책에 뛰어들진 않았다. 그것을 향해 한 뼘씩 조심스럽게, 보물찾기 게임을 하듯 단서와 그다음 단서를 찾아 움직여 갔다. 하지만 내가 그 게임에 몰두해 고개를 들고 비로소 글쓰기를 시작할 때쯤, 나는 19세기 식물 탐험가들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온전히 불타올랐다. 3년 전만 해도 나는 19세기의 식물 탐사에 대해서는 심지어 들어 본 적도 없었다. ― 내가 원한 것은 그저 내 뒷마당에 소박한 정원을 하나 가꾸는 것이었다! ― 하지만 이제 나는 식물들, 과학, 진화, 노예 폐지, 사랑, 상실, 그리고 지성을 통한 초월에 다가가는 한 여자의 여정에 대한 거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창조적인 삶은 어쩌면 이 세 단어로 설명될지도 모른다.


호기심,

보물찾기,

해 보자.



읽다 보면 유독 글이 쓰고 싶어지는 책이 있다. 그때의 마음은 호기심이고, 무슨 글을 쓸지 고민하는 것은 보물찾기이며, 멈추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은 가장 중요한 실행이다.


창조 마일리지는 이 단서를 끝까지 따라가는 사람만이 적립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보상은 빅 매직이라는 신비로운 영감의 현현으로 이어진다. 그 시작은 거창하지 않다. 단지 "재밌겠다." 한마디로 충분하다.


떠오르는 문장을 그냥 쓰고, 낯선 강의를 클릭하고, 책 이야기를 나누는 그 모든 사소한 '해 보자'가 모여 나를 '작가'라는 이름 앞에 데려다 놓았다. 이건 정말 마법이었다.



보물찾기를 시작하는 질문


호기심을 가질 것.

숨겨진 보물을 찾듯 즐겁게 탐색할 것.

그리고 발견한 것을

기꺼이 해 볼 것.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다.


확실한 건 하나다.

분명히 재미있는 삶이 될 거라는 것.



"지금 네가 재미를 느끼는 게 뭐라도 있니?"

질문을 던지는 순간

보물찾기 게임은 시작된다.

기꺼이 그 게임을 즐기는 동안 내딛는 한 걸음은

마법 같은 열정으로

생각지도 못한 창조의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철학자의 노트]

사람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번쩍거리며 지나가는 빛줄기를 발견하고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각 개인에게는 음유시인이나 현자들에게서 나오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불빛보다 자기 마음속에서 샘솟는 한 줄기 빛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자기에게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그 생각을 별로 주목하지 않고 그냥 무시해 버린다. (…) 이 세상은 좋은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경작지를 자기 자신의 노동으로 갈지 않으면, 단 한 알의 옥수수도 그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인간 내부에 깃든 힘은 본래 새롭다. 그 새로움 때문에 인간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예상하지 못하는데, 직접 뭔가를 해보아야만 비로소 자기 능력을 알게 된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자기신뢰』, 현대지성, 2021, <자기 신뢰> 중에서

에머슨은 우리 안에서 번쩍거리며 지나가는 사소한 생각들을 무시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우리는 늘 대단한 타인의 성취를 우러러보느라, 정작 내 마음속에서 샘솟는 작은 빗줄기는 주목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창조적인 삶은 바로 그 작고 투박한 빛을 믿고 따라가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아무리 좋은 땅을 가지고 있어도 직접 땀 흘려 일구지 않으면 옥수수 한 알 얻을 수 없듯이, 창작 마일리지 역시 내 손을 직접 움직여 무언가를 해볼 때만 차곡차곡 쌓입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머릿속으로 고민할 때가 아니라,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일단 해보았을 때' 비로소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금

마음을 스치는 사소한 재미를 놓치지 마세요.

그 가벼운 호기심에 응답하며

오늘 내딛는 한 걸음이

우리의 삶을

예상치 못한 즐거움으로 연결해 줄

창조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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