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무화과스콘
지인의 작은 사진전을 보러 갔는데 전시장이 아닌 작업실을 겸한 카페였다.
보고 있자니 혼자만 보기에는 아까워서 친구에게 전화했다. 어떤 전시회인 줄도 모르면서 갑자기 오라는
내 전화에도 바로 오겠다는 친구의 대답에 정이 더 깊어졌다.
언제 올지 모르는 친구를 기다리고 있자니 테이블에 아무것도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이 민망해서
주문하러 갔다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무화과스콘'을 호기심에 주문했다.
스콘을 좋아하는데 '무화과'가 들어간 스콘은 어떤 맛일까나.
갓 구운 듯 따끈하게 데워진 무화과스콘과 버터.
스콘이란 빵 자체가 워낙 퍽퍽해서 우유나 커피가 없으면 입에만 맴돌고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가 않는데
이 스콘은 속이 촉촉하고 겉은 바삭하고 버터 풍미가 향긋한 데다가 말린 무화과의 쫀득한 식감까지 더해져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오랜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매력적인 새 친구를 만났다.
친구야, 빨리 와. 너도 얘 좀 만나봐.
-060824 Thu
*작업실이 성북동 근처로 이사 갔다고는 들었는데 아직도 있는지, 무화과스콘은 여전히 굽는지 알 수 없다.
이사 가서 소식 끊긴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이다. 블로그에서 수소문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