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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원 Aug 21. 2024

나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것

남들의 시선으로부터의 자유,그리고 나의 판단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여러 사람들이 당연시 여기는 것들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며 살아왔다.

이것들은 무수히 많겠지만


‘아침엔 항상 빨리 일어나야 해’ - 난 밤에 집중이 잘되던데


와같은 말들과 나의 반응이 떠오른다.

저 말들에 대해 난 왜지? 하며 나만의 이유를 만들곤 했다. 혹은 말을 듣지 않았다.


예를 들면 내가 좋아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 재미있는 일들은 아침에 벌어진다. 그러니 아침에 깨어있는 건 행복한 일이다. 라던지, 과학적으로 인간 생체리듬은 아침에 햇빛을 받아야 행복하게 설계되어 있다든지 말이다. (이건 간단한 예일 뿐이고 일어나는 수많은 의사선택 과정에서 난 이유가 필요했다.)

이유를 만들지 못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에게 설득당하지 못했을 경우, 그냥 행하지 않았다. 특히 후자의 경우 그 이유를 남에게 설득할만한 이유를 가진 사람도 드물고, 굳이 이유를 만들어내어 나를 설득할만한 인연도 내게 많이 없었던 듯하다.


사실 지금 돌이켜보면 별 이유 없이 그냥 했어도 좋았을 법한 것들도 많았지만, 그냥 안 했다. 내키지 않았으니 말이다. 난 참 남의 말 안 듣는다.


어린시절이 지나, 성인이되고, 지금같은 격동하는 시대에 놓이자 나는

나자신의 말도 강하게 설득이 되지않기 시작했고,  남들의말도 나를 설득 시킬 수가없었기에

내 생각과 일상에 부조화가 일어나자 난 웃음기를 잃었다.


‘몇 살 땐 뭘 했어야 했고 어쩌고저쩌고’와 같은 말들.

난 그런것에 관심 없다.그것보단 나 자신도 설득 못하고, 일반적인 룰도 따르지 않으니 행동에 힘이 없어졌다. 그게 문제였다.그래서 그것에대한 해결이 필요했다.

내 고민의 결과는 이렇다.


당장 내일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너무나 급변하는 세상이기에,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내일 내가 죽을 수도 있다. 는 것도 말이다.

또, 그러한 내게 맞지 않은 통념들은 그 생각으로 인한 행동들이 어떠한 피급효과를 가져올지 고려하지 않은 말들이 대다수고, 어떠한 책임도 져주지 않는다.

(글을 쓰다 보니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염려되는데, 물론 알 수없으니, 그냥 막살자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내 마음이 내는 소리를 따라 걸어가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길을 우직하게 걸어가며, 설득되지 않는 것에 구태여 나를 끼워 맞추지 않기로 했다.


최근 다녀온 순례길 여행동안 한국의 문화권 영역을 벗어나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할 줄 알게 됐는데,

비로소 이젠 어떤 의사결정에 놓였을 때, 나를 전적으로 믿어주려 한다. 즉 나의 직관과 가슴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가려 한다. 그것 만이 나의 나침반이오, 내가 갈 길이다.  어렸을 때처럼 내가 원하지 않은 길을 지금의 나는 더 이상 강박과 충동으로 구태여 계속 걸어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아서이다.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 길을 잃으면 난 이상함을 눈치채고 다시 돌아갈 준비가 되었다.


나의 직관적인 판단에는 나의 조약한 이성, 뜨거운 감정 모두 다 포함되어 있다.

즉 내가 평소 하던 생각과, 느낀 감정, 하던 행동들이 관성적으로 한순간에 번개가 튀듯 중요한 한순간 한순간에 뛰쳐나올 것이기에, 난 그 순간의 집약체인 나를 믿기로 했다.


이를 생각하면, 평소 나는 조금 더 지적으로 성실해질 필요가 있고, 조금 더 행복해할 필요가 있으며(물론 항상 행복할 수없기에, 슬퍼할 땐 격렬히 슬퍼하고, 기쁠 땐 더없이 기뻐하고 싶다)

그 생각들로 부지런히 행동할 필요가 있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세계를 거부하려면

내 세계, 나의 정원을 가꾸어야 한다.

무척 고되고 힘든 길이 될 수도 있지만,

꽃 피는 순간뿐만이 아니라 정원을 가꾸는 과정을

나는 비로소 진정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마음의 준비를 끝냈다.


선인장은 꽃을 아주 잠시동안 피운다고 한다.

하지만 피어냈을 땐 적은 양의 수분으로 오랫동안 기다려 피워낸 만큼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고 한다.

나도 선인장처럼 살고 싶다.


꽃을 피우기 위해 한 방울의 물이라도

젓가락으로 콩 줍듯이 한모금한모금 내 안에 채워 넣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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