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벌이 플러팅을 하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것
드라마 대사가 아니다.
내가 실제로 들었던 말이다.
바야흐로 16년 전 내 나이 만 24살에 결혼을 준비하면서 지인에게 결혼 소식을 전하기 위해 모임을 하는 자리였다. 나보다 3살 정도 나이가 많았던 ‘남자 사람 오빠’가 말했다.
“너는 지금 직장을 안 다니고 있는데 결혼을 한다고? 니 남친 대단하다!”
그때 나는 그 '남자 사람 오빠'가 왜 놀라 했는지 말에 전혀 공감이 안되었다.
내가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소위 말하는 밥벌이를 하고 있진 않았지만 아직 어린 나이에 대학원생으로 미래의 직업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결혼을 한다고 바로 집에 들어앉아서 ‘살림’을 하는 삶을 꿈꾸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렇게 비추어질 줄 몰랐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남자 사람 오빠’는 직장을 몇 년 다녀본 사회인으로서 세상살이, 특히 가족을 이루어 사는 삶이 얼마나 비용이 많이 들고 남자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지는 것인지 주변 사람에게 많이 들어 뼛속까지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결혼할 2000년대 중반에는 맞벌이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인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여성이 결혼하고 출산으로 인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것도 그다지 이기적으로 치부되는 일은 아니었고, 출산을 해서 애를 키우는 주부가 그저 커피나 마시고 놀러 다니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생각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 해 한 해가 갈수록 자의든 타의든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맞벌이가 절대 지켜야 하는 결혼 조건으로 생각이 되고 있다. 매년 물가는 오르지만 월급이 그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외벌이로 아이를 키우면서 가정을 이루는 것은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 되었다.
맞벌이가 선호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맞벌이라고 더 여유롭게 사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경제관념이 잘 맞는지와 서로 소비 습관이 어떤지를 잘 알고 결혼하는 것이다. 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줄 알고 소비를 절제하는 커플은 미래의 계획을 같이 세우면서 실천하기 때문에 외벌이라 하더라도 행복하게 사는 것을 많이 보았다. 반면에 월급을 적지 않게 받는 맞벌이라 하더라도 혼인 전에 각자 소비를 방만하게 해 왔다면 결혼 후에 절제하는 것이 어렵고 지출이 더 늘기 때문에 결국에는 경제적 갈등으로 인해 이혼을 하기도 한다. 결코 외벌이라고 하여 가정생활에 경제적 갈등이 오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종영한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직장인 백현우는 재벌이지만 인턴으로 들어와 있던 홍해인에게 ‘외벌이 플러팅’을 하는 장면이 있었다.
“내가 당신 책임질 수 있다. 솔직히 맞벌이 선호했는데 홍해인 씨라면 외벌이도 감당해보고 싶어 졌어요."
가사전문변호사로 현실에 있는 보통의 직장인 백현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외벌이 플러팅 전에 꼭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화려하다면 감당할 외벌이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이 상대방의 외적인 모습에 금방 사랑에 빠지는 스타일이라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 깨끗한 피부와 빛나는 머릿결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출되는 비용이 얼마인지는 알고 플러팅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