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담기 씨소 Jun 05. 2024

봄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내 자리에서 봄을 담아본다. 그리고 봄을 찾아가는 중이다...



[봄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씨스 에세이, 그림


 매섭던 바람이 순해지고 파스텔 톤의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행복한 미소를 흩날리며 사람들이 삼삼오오 산책한다.

사람들의 미소가 때론 나를 더 외롭게 한다.

 햇살이 너무 좋아 목적지 없이 나선 어느 날.

 걷고 걷다가 도착한 곳은 도서관이었다.

 읽히지도 않는 책을 손에 들고 멍하니 앉아 있는 꼴이라니.


 남들은 즐거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데 나만 왜 이런가 싶다.

 내 인생은 실패한 것 같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을 텐데 벌써 이런 생각이 든다.

 도서관 창가에 투영된 햇살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앞으로 뭐 하며 살지. 중국어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데.’     

 도서관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질 줄 알았는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결국 자리를 정리하고 도서관을 나서는데, 벽에 붙은 홍보지가 눈에 들어왔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 – 드로잉 에세이’

 30년 넘게 중국어만 판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막막했다.

 한참을 망설이다 신청을 했다.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뭔가에 홀린 듯하다.     


봄날

씨소 드로잉 : 제목 <봄길> 봄내음 풍기는 길을 걷는다. 내 마음에도 봄이 내려 앉는다.

*글벗이 되어주신 작가님들께 드립니다~ 씨소 그림


글쓰기가 뭔지 나는 모른다. 필력도 뭐도 없다.

글을 쓰며 펑펑 울기도 하고 함박웃음을 짓기도 한다.

억눌러져 있던 과거를 드러내는 순간은 치유의 시간이 된다. 좋은 사람과 마음을 나누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글을 쓰는 여정은 마침내 외롭고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나게 된다.     

몇 번의 드로잉에세이 수업은 오래전에 끝났다.

수업은 끝났지만 난 갈 곳을 찾았다.

글과 그림이라는 행위를 통해 더 나은 내일로 가는 거다.

힘든 순간에도 잔잔한 행복이 담긴 내 삶을 담으며 조금은 더 넓고 너그러워진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나는 봄을 찾아가는 중이다.     


도서관 가는 길~^^



#봄날 #드로잉에세이 #드로잉 #글쓰기 #치유의시간 #그림한장

작가의 이전글 야夜한 호떡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