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은 사람
어린 시절 엄마가 책을 매주마다 받아 볼 수 있는 책 대여 시스템을 이용하셨다. 하지만 나는 책에 큰 흥미가 없었다. 따분하고 지루하고 글자를 읽기가 싫었다. 돈 주고 책을 빌려보는 걸 어린 시절의 나는 아깝게 생각했다. 결국 엄마는 책 대여 시스템을 취소하셨다.
중학생 때 외고 권유를 받은 내가 고등학생 때 이과를 선택했다. 책 읽는 거를 안 좋아해서 국어를 못 한다고 생각했다. 수능 비문학 지문을 빠른 시간 내에 읽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규칙이 있는 국어 문법은 좋아했다. 이과를 가게 되고 여자는 보통 간호계열로 많이 빠지지만 비위가 약해 잘할 자신이 없어 쳐다도 보지 않았다. 스티븐 잡스 같은 개발자가 되고 싶어 그렇게 공대생이 되었다.
그래도 가끔 조언을 받고 싶고 위로를 받고 싶을 땐 직접 고른 책을 읽는 건 좋아했다. 소설보다는 나의 삶에 도움이 될 자기 계발 책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 어렸을 땐 판타지 소설을 좋아했는데 점점 낭만은 없어지고 실질적으로 나에게 도움 되는 책만 읽게 되었다.
나는 생각이 많은 편이다.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에 상상에 상상을 더해 시간을 낭비한 날이 수두룩하다. '생각하지 말아야지' 마음은 먹지만 하루가 지나면 까먹어버린다. 어느 날,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에 빨리 빠져나올 수 있고 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해결방안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꼭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 되지 않아도 나와 같은 생각과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거 아니라고 위로해주고 싶었다.
브런치에 글을 하나씩 적으면서 조회수 3000을 달성해 보고 아래의 글을 채용 정보 플랫폼 취업 게시판에 올리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 운이 좋았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구나', '허튼짓을 하는 건 아니구나' 생각이 든다.
https://brunch.co.kr/@5da55fe869694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