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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 Jun 23. 2024

남편과 연애하기1

아침 husbandry 

연애경력 5개월, 엄지 손가락 10개를 갖은 인도산 남자와 함께한지도 20년이 되었다. 

성격도, 인종도, 언어도, 자란 환경도, 다른 우리는 서로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

나는 남편이 나를 안아줄때, 그가 나를 사랑한다고 느끼고,

그는 내가 밥을 해줄때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 결혼하면서 시어머니께서 남편이 좋아하는 인도음식 레시피들을 가르쳐주신것도 이 이유일까? 그래서, 유학생으로 부엌생활을 시작한 나는 한국음식보다 인도음식을 더 잘한다.


그렇게 서로에게 사랑 표현법이 다른 우리.

늘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게 여자의 마음. 하지만, 남편은 트리플 A형, super introvert 로 절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표현하지 않는다. 그런 나는 그의 허그를 받아내기 위해 머리를 또르르 굴려본다. 


우리 부부가 365일 눈뜨자마자 마시는 모닝커피. 뜨거운 커피를 좋아하는 남편은 늘 우유를 먼저 데운후 커피를 넣어 마신다. 그런 남편에게,  <여보, 아침마다 전자렌지에 우유를 데우는 그 30초동안 나 안아줘.> 남편은 탐탁치 않았지만 그래도 와이프의 명령이니 어쩔수 없이 동의.


그리고, 아침마다 그렇게 두번.  <30초 허그타임>이 시작된다. 가끔, 남편은 장난삼아 전자렌지 타이머를 돌리고, 내가 오기 전에 얼렁 몸을 숨긴다. 문 뒤가 될때도 있고, 서재가 될때도 있고, 남편은 그 큰 몸을 재빠르게 어딘가 감춰버린다. 30초 타이머가 끝나기 전 허그를 받아내야하기에, 나 또한 남편을 찾아야하는 숨박꼭질 시간. 


그렇게 몇번을 당하니, 나의 머리가 또 또르르 굴러간다. 남편이 숨으면 바로 전자렌지의 문을 열어 전자렌지를 멈추는 것이다. 음하하하하!  결국, 자기가 졌다고, 큰 소리로 웃으며, 어슬렁 나타나는 남편은 전자렌지를 다시 시작하고, 나는 내허그를 시작한다. 


이렇게 둘이 깔깔대는 모습을 보는 아이들은 <천생연분이세요>라고 놀리지만, 행복이 별거쏘랴? 이렇게 작게 매일매일 행복하면 되는 것이지! 그리고, 오늘 아침. 모닝커피를 내리고, 나는 남편이 일어나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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