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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성 May 16. 2024

목적격 조사가 되려 합니다.

이천 베이커리 베이커리 카페 을를

이천에 을를이 문을 열었다.

“사람과 지역 공간을 연결하고자 합니다.”

경기도 이천,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선 동네의 중심의

300년 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작은 동산.

몇백 살은 된 나무들이 울창한 오솔길은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산책로로 쓰였다고 한다.


3년,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곳

주변에서 자연이 남아있는 마지막 땅.

간직하고 있기조차 어려워진 이 땅을

이 숲에서 뛰놀며 자란 대표님께선

땅의 옛 모습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역과 상생하며 의미 있는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고,

3년의 긴 준비 기간을 거쳐

복합음식공간 “을를”은 그렇게 문을 열었다.

베이커리와 카페 그리고

 수제 맥주와 음식을 판매하는

두 공간으로 분리되어 이루어져 있고,

나는 그중 베이커리 카페를 들러보았다.

주변은 아파트 단지인데 여기에만 이런 자연이 남았다.

“산책로를 따라 산책도 할 수 있습니다.”

이천 시내에서 가깝고 큰 도로 옆에 위치해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접근성이 좋은 을를.

미색의 차분한 톤을 가진 베이커리 카페 내부는

카운터 맞은편에 빈티지 우드 가구로 

좌석을 마련했다.

큰 창을 통해 울창한 숲을 바라볼 수 있는 멋진 구조.

유행을 타지 않는 깔끔함이 돋보인다.


우드와 미색의 인테리어. 차분하다.

뒷문으로 나가면 그 숲길을 잠시 걸어볼 수 있는데

오랜 기간 고스란히 남은 

자연이 선사해 주는 청량함은

아름다운 걸 넘어 조금 영롱하고 신비롭게 다가왔다.

아직 자리가 마련되어 있진 않았지만

야외와 루프 탑에도 좌석이 곧 놓일 예정이라고.

산책로에는 이천의 도자기 공방 등과 

팝업 등을 하기 위한

작은 공터 또한 볼 수 있었다.


빵과 디저트가 퍽 야무지다.

“직접 만들고 좋은 재료를 쓰려 노력해요.”

원두의 로스팅도 베이킹도 직접 하는 매장.

이런 카페는 여기저기 제법 있지만 

을를의 다룸에는 깊이가 느껴진다.

한마음으로 여러 지역에서 모인 청년 전문가들이

정성껏 만들어내는 빵과 커피.

주력은 깜빠뉴와 바게트 계열의 하드빵이지만

소프트한 식빵, 단팥빵, 소금빵과 크로와상 류

그리고 구움과자와 케이크까지 선보인다.

각 빵에 맞는 여러 가지 밀가루를 사용하고

속재료를 전처리할 때도 번거로운 과정을 거친다고.

발로나 초콜릿과 레스큐어 버터 같은 

질 좋은 재료를 쓰는 매장.


명란 시소 바게트는 솔직히 안주다 정말로

을를의 하드빵은 바삭한 겉면과 촉촉한 속의 식감

시큼함은 덜하고 구수한 풍미가 있는 맛까지

호불호 적고 누구나 좋아할 만한 타입이었다.

특히 주력이기도 한

명란 시소 바게트와 양송이 트러플 바게트는

한 입 먹자마자 정말 맛있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빵.

명란의 감칠맛에 시소 특유의 향이 

포인트로 더해져

계속 입맛을 자극하는 그야말로 요물이었다.

술안주로도 제격이었는데

을를의 수제 맥주를 곁들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다만, 카페 공간에서 맥주는 취식이 안되고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다.

테이크아웃 시 빵, 커피 10% 할인도 되니 겸사겸사.

볶은 양송이에 트러플 향을 입힌 바게트도

부드러운 버터맛이 풍부해 매력적이었다.


빵도 굽고 커피도 볶고 맥주도 양조한다.

소금빵은 탕종을 섞어 

속이 더욱 쫄깃한 식감을 지녔고.

다양한 맛을 갖추고 있는 데다, 

베이스 자체의 맛이 좋아

부드러운 빵이 취향이라면 

이쪽을 먹어보는 걸 추천해 본다.

디저트에서도 그 섬세함을 뽐내는 을를.

파리 브레스트도와 푸딩도 보이고

계절 케이크인 망고 케이크는

홀사이즈로도 판매 중인데

부드러운 시트에 두 가지 크림을 사용해 

맛에 레이어를 주었고

골드 망고가 가득 들어 참 맛있게 먹었다.

시그니처 커피인 맥박커피는

맥주를 만들고 남은 곡물에

메이플시럽을 넣어 만든

쿠키를 올려주는 재미난 음료인데

케이크와 곁들이면 고소하게 잘 어울린다.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이 좋았다.

“목적격 조사인 을, 를 처럼”

나는 베이커리 카페를 들렀지만,

옆의 음식을 하는 공간에도 이와 비슷한

정성을 들였다고 한다.

여기서 식사를 하고 

카페를 즐겨도 제격이지 싶었고.

맥주를 양조하는 팀원 분과도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

오픈 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십여 가지의 맥주를 만들어내고 계셨다.


을를은 어떻게 기억되어 갈까?

청년들의 진지한 열정이 녹아들어 탄생한 을를은

문장을 연결해 주는 목적격 조사인 

을과 를이 그러하듯

그들이 만들어내는 빵과 커피, 음식과 맥주를 통해

긴 시간이 고스란히 남은 이 장소를

지역과 많은 사람에게 매끄럽게 연결해 주는

그런 멋진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오래오래 지역민의 쉼터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맥박 커피 (6.3), 바닐라 봉봉 (6.3), 명란 시소 바게트 (5.4), 망고 케이크 (9.5) 등

10:00 ~ 21:30 / 매일, 주차 가능




역시 오랜만에 적습니다.

이천의 을를을 다녀왔네요.

인스타에 올린 글 입니다만 글자수 제한에 걸려

더 적을 수 없는 내용이 많았네요.


관계자 분께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역시 이렇게 오래 남은 땅은

주변에서 손을 뻗는 사람도 많고

땅 자체를 유지하기도 쉽지가 않은 모양입니다.


많이 고생하시고 오픈하셨다는데

많은 좋은 점을 손님들께서 

널리 알아주셨으면 하네요.


활기찬 팀원 분들도 그렇고

열심히 꾸려나가는 모습이 멀리서도

보기 좋았던 베이커리 카페였습니다.


빵이 무척이나 맛있었고요.

카페 공간에서 맥주를 마실 수 없는 게 

살짝 아쉽더라고요.

주류를 다루는 식당 공간이 

따로 존재하기도 하다 보니.


명란 시소 바게트 정말이지.

지금도 생각납니다 이건. 너무 맛있어요.

기존 명란 바게트에 시소가 들어간 정도(?)인데

+@가 있겠지만 고 조합이 참 좋더라고요.


맥주도 꽤 쏠쏠했어요. 맛이 다양한 것도 재밌고.

이천이 정말 멀지만 그래도 종종 생각날 곳입니다.

더 잘 찍고, 적어드리고 싶었는데

시간에도 쫓기고, 재능에도 한계가 있어

가진 모습을 온전히 다 보여드리진 못했네요.

이천 가시게 되면 한 번 들러보세요.

트렌디한 공간과는 다른 

그만의 멋과 정이 좋았습니다.



어째 요즘 브런치는 뒤에다가 본문보다 

글을 더 길게 적네요.


일기라 생각하고 스킵해 주셔도 됩니다.


@breads_eater 에서 하성으로 살기 위해

인스타에서 한 발 멀어지자 마음을 먹으니

정말 순식간에 멀어지게 되네요.

새로운 공간에 대한 흥미도

많이 떨어졌고요.


심란해 사주를 봤는데 저는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걸 좋아하여

이렇게 정보 전달을 하는 일과 

궁합이 좋다고 합니다.


다만 저는 광고일이나 SNS는 하기 싫어

책을 쓰는 건 어떠냐 물으니

그것도 괜찮다고 하더군요.


인스타는 릴스가 한창 대세다가

요즘 또 알고리즘이 바뀌었다고 

지인들이 말해주네요.

솔직히 자꾸 그럴 때마다 따라가야 하는 게

제 반골 기질에는 영 안 맞더라고요.


게다가 자극적인 영상을 담으려고

알지도 못하는 카페나 식당 사장님께 연락해서

주방을 찍는다거나 지인, 모델을 데려가

과한 컨셉 영상을 찍는다거나

뭔가 그런 건 제가 남기고 싶은 거랑 거리가 멀어서.

전 매장의 일상적인 모습을 남기고 싶었는데 말이죠.


덕분에 직접 연락 오는 광고 일은 많이 줄었는데

대신 지인들이 소개로 메뉴 촬영이나

광고 등을 컨택해 주는 게 좀 생겨서

의외로 조금 바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올해 소설은 꼭 완성해야죠.

해외 한 달 살기도 할 거고요.

그러기 위해선 건강이 우선인가 싶습니다.

망가진 정신과 몸을 회복하려니 쉽지가 않네요.


어렵네요. 멋지게 사는 건.

주변엔 멋진 사람이 많습니다.

자기만의 길을 가는 사람도 많고요.

저도 그들을 보며 다짐했었습니다.

반짝반짝 빛날 거라고. 

누군가와 다른 삶을 살아갈 거라고.

하지만 그 다짐이 많이 무너져 갑니다.


바닥에서 보란 듯 성공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 지 않나 봅니다.

사실 주변의 멋지고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은

시작 지점부터가 조금 다르더라고요.

정녕 바닥에서 올라간 사람은 없는 걸까요?

드라마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 걸까요?


안 좋은 일이 워낙에 겹친 요즘이다 보니

조금 부정적이었네요.

그래도 제가 보지 못했을 뿐이라 생각하렵니다.

원영적 사고를 해야 한다니까요.


날이 오락가락하고 제 마음은 늘 뒤숭숭합니다만

언젠간 저도 따스함을 느껴볼 날이 오겠죠.

외로움도 덜 타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데다

글도 이렇게 쓰다 보니

태생적으로 쓸쓸함을 타고난 거 같다는

말을 예전에 들었었는데

조금 온기가 필요하단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나이가 들긴 들었나 봅니다.


모바일 사이즈에 맞추다 보니 

가뜩이나 긴 글이 더 길어졌네요.

모두 그저 무탈하고, 건강하고

작은 일상이 행복한 여름을 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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