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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전 오 기자의 글방 Apr 25. 2024

SKY 카르텔은 OK? 지거국 카르텔은 NO?

공공기관 지역인재 특정대학 카르텔 언론들 지적 타당한가?

최근 서울 소재 언론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지역인재가 특정대학이 독식하고 있다는 글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논지는 최근 기관들의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특정대학 특히 국가거점국립대학(일명 지거국, 부산대/경북대/전남대/충남대/전북대/충북대/강원대/경상국립대/제주대)이 공공기관 지역인재 30% 할당을 독식하고 있고 지역 초중고를 나고 서울 대학 출신 지역도 허용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얼핏 들어보면 맞는 주장인 것 같다. 하지만 이 논지는 정책의 처음 목적을 상실하고 지역소멸을 가속화하자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지역인재 제도 자체는 지역대학 성장을 위한 정책이 그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서울권 대학 출신도 뽑게 되면 지역 대학 선호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학생수 감소로 지역경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어 대학 경쟁력하락으로 지역의 산학연 클러스터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곧 지방 소재 공기업 R&D역량(연구개발)과 직결될 수 있다.


그리고 지역 학생이 공기업을 목표로 서울권으로 유출된다고 해도 지역 공기업 말고 중간에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면 이 학생이 지역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수도권에 남을까? 의문이 든다.


두 번째는 지역인재 30%를 가지고 카르텔 위협을 과장한다는 점에 있다. 지역인재 30%는 무조건 모든 공공기관이 30%를 지방대를 뽑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석박사 등 전문직은 지역인재에서 제외된다. 또한 코레일이나 한전 같은 대부분의 초대형 전국구 공공기관은 ‘본사+본사 소재 지역 내 근무 인원’만 30% 이지 나머지 지역은 지역본부 권역별로 지역인재를 별도로 시행한다. 또한 진짜 카르텔화 우려가 있는 직렬 채용인원이 5명 이하 소수 채용인 경우 지역인재에서 제외된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더 심각한 학벌 카르텔을 간과하고 그나마 약해 보이는 지방대만 공격한다는 점이다. 물론 지방에서도 지거국을 중심으로 하는 학벌 카르텔이 있다. 하지만 전국을 범위로 보면 서울권 상위권 명문대, 특히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중심으로 하는 카르텔이 존재한다.


법률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5급 행정고시 합격자 대학별 출신에서 SKY출신은 무려 65.9%로 145명에 달했다. 특히 서울대 혼자 전체 30.9%를 차지했다. 반면 지방 소재 대학 출신은 부산대, 경북대, 충남대 각각 2명과 KAIST, UNIST, 전남대, 한동대 각각 1 명식 총 10명에 불과했다.


물론 고시 실력대로 뽑은 것이라 절대적 기준 공정면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들 한국의 극소수, 그것도 특정지역에만 있는 대학 출신들이 한국을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같은 지역인재 카르텔을 지적하는 관점에서 이러한 카르텔을 지적 안 하는 건 위선이 아닌가?


애초에 대학은 점수가 입학기준이지만 점수별로 칼같이 딱딱 나눠서 강제로 입학대학이 결정되는것이 아닌 자신의 성적을 기반으로 대학을 스스로 선택한 뒤 합격해서 들어가는 것이다. 서울권 명문대 입학 가능 성적이지만 지역인재가 더 탐나면 그 지역 지방대 입학하면 그만이다.


자신의 능력과 선택으로 지방대를 안갔으면서 지역인재가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난 전혀 이해가 안간다.


물론 본인도 특정 지거국이 독식하는 것이 아닌 같은 생활권 (ex 부울경, 대구경북, 충청권, 호남권) 이런 식으로 권역화해 다양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적어도 이런 식으로 권역화를 하면 1개의 지거국이 독식하는 것이 아닌 2개 지거국이 나눠가질 수 있고 더 넓게 보면 지역 내 비 지거국들에게도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지역대학 육성이라는 제도 본질을 망각한 체, 더 큰 카르텔을 망각한 체, 지역대의 현실을 망각한 체 이런 것을 지적하는 언론의 태도는 옳은 건지 큰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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