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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Apr 30. 2024

불금보다 화요일

우리 아이들은 화요일을 가장 좋아한다.

이 날은 아이들이 방과 후 수업으로 컴퓨터를 배우는 날이다. 다른 날보다 좀 더 늦게 끝나기 때문에 학원 차량을 탈 수가 없다.


나는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렸다가 차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이고 작은 딸은 피아노학원으로, 다시 학교 앞으로 돌아와 큰 딸을 태우고 글쓰기 수업으로 향한다.


2시간 동안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큰 딸을 기다렸다가 수업이 끝나면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6시 반이 넘어야 끝나기 때문에 식사준비를 할 시간이 빠듯했다. 그 덕에 외식을 할 때도 많았다. 밥까지 먹고 들어오면 시간이 늦어서 아이들에게 꼭 해야 할 공부만 하게 하고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오늘은 둘째 아이에게 왜 화요일이 가장 좋은지 물어봤다.


컴퓨터를 배워서?

외식을 자주 해서?

공부를 모두 하지 않아도 돼서?


아이의 대답은

'엄마가 기다리고 있어서'였다.


엄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그 짧은 시간은 엄마와 단 둘이 보내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엄마가 오로지 자기 이야기만 들어주는 시간. 힘든 화요일이 가장 좋은 이유였다.


두 아이 모두에게 충분한 사랑을 나누어 주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짠했다. 아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늘 바쁘기만 했던 엄마였다.


조만간 아이들과 둘만의 시간을 계획해 봐야겠다. 스티커사진도 찍고 아트박스도 가고 그날만큼은 둘이서 단짝이 되어보자!


딸들아, 엄마가 미안해!

오늘 저녁은 마라탕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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