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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May 01. 2024

모소 대나무 이야기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

아이들 태권도장에서 학부모 초대 참관수업이 있었다. 관장님께서 수업 시작 전에 한 영상을 틀어주셨는데 그 내용이 계속 머리에 남아 글로 남겨보려고 한다.



기름진 땅에 심고 물을 주며 가꾸어도 겨우 싹만 틔울 뿐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어느 씨앗이 있다. 4년이 넘게 지나도 크게 자라지 않고 머리만 살짝 내민 채 감감무소식이다.


5년쯤 지나면 본모습을 드러내며 자라나기 시작한다. 겨우 3센티였던 식물은 하루에 80센티씩 성장을 하다가 단 6주 만에 15미터를 훌쩍 넘긴다. 마치 그동안의 기다림을 보상해 주는 것처럼 마법에 걸린 듯 자라나서 빽빽한 숲을 이룬다.


바로 모죽이라 불리는 '모소 대나무'이야기다.


싹을 틔우지 않았다고 멈춰있던 게 아니었다.

땅 아래로 뿌리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며 수백 미터까지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땅 위로 솟아올라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겉으로 보았을 땐 멈춰있는 줄 알았다.

잘못된 것 같다며 싹을 잘라버릴 수도 있었다.

전혀 자라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모죽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홀로 성장하고 있었다.


누구에게나 뿌리를 내려야 하는 시기는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자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꼭 필요한 시간이다. 중간에 꺼버리지만 않는다면 100도씨가 되어 결국 끓어오르는 물처럼 중간에 멈추지만 않는다면 결실을 맺는 날은 반드시 온다.


아이들은 그 영상을 보며 어떤 것을 느꼈을까?


오늘 수업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처럼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자라주길. 엄마도 너희들이 닮고 싶은 어른이 되도록 노력할게.


우리 두 딸들, 오늘 너무 멋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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