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외롭다.
외로움을 견디는 것은
바짝 마른 황폐한 사막에 언젠가 비가 내릴 것을 믿는 심정과 같다.
외로움이 명치끝까지 차오를 때
늘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 산과 바다처럼
한결같이 나를 기다려 주는 이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지독한 외로움에 아파할 때 나를 기다려 주는 이의 위로는
살아갈 힘을 주고 인연의 끈을 이어준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의연하게 살아 내다 보면
외로운 가을이 지나고 반드시 따뜻한 봄이 올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