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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U Tris Aug 25. 2024

향수

노스탈지아

 노스탈지아, 그날의 향수. 

 그날을 기억하는 나의 머리와 몸이 그 때의 그 시간과 감각을 기억해낼 때면 나는 전율에 흽쌓인다. 

 오래되지 않은 사건들조차, 그때의 그 기분들은 마치 오래전 꾸었던 꿈처럼 나에게 다가온다.

 꿈을 꾸는듯한 기분, 말로 형용하기 힘든 짜릿함은 나의 노스탈지아에 대한 갈구로 이어진다.

 그 기분은 나를 최고의 상태로 만들어준다.  

 기억과 추억은 현재 그때의 대한 나의 생각으로 이어진다. 내가 좋게 생각했던 추억들은 더 좋게 기억되며, 그런 기억과 감각이 나에게 전해지면 나는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가, 아니 그 시절보다 뛰어난 내가 되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런 기분을 주는 노스탈지아는 나에게 다양한 형태로 찾아온다.

 학교에서 벗어나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친구들과 함께였고 그들은 웃고 떠들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 옆에서 함께 걸어가다 문득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매일 하교할 때, 약 3년의 시간동안 지나다녔던 그 거리를 지나치며, 나랑은 관련 없는 초등학교를 지나갈 때 문득 그 느낌을 받았다.

 어렸을 적 초등학생 때 기억의 편린과, 2년전 이 길을 지나갔을 때의 바람결이 나를 스쳤다.

 뒤죽박죽 섞였지만, 그윽하게 피어오른 노스탈지아의 향기에 심취하여 잠시 몸에 흐르는 그 묘한 기분에 고취되어 그 느낌이 영원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문득 찾아온 그날들의 향수는 찾아왔을 때와 같이 그저 흩어져버렸다. 

 아쉬운 마음에 그 느낌을 불러오기 위해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지만, 그것은 충족되지 못한 하나의 미련일 뿐이었다.

 노스탈지아는 나를 먼 곳으로도, 가까운 곳으로도 데려가준다. 그것은 시간적 개념일 수도, 공간적 관념일 수도 있다. 

 새벽 1시가 가까워지는 시각, 평소와 다르게 맑은 머리로 나의 방, 나의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다 손을 놓고 창문 밖을 쳐다보단다. 

 에어컨의 쌀쌀함은 어째서인지 3년 전의 그 날로 나를 데려간다. 처음으로 연애라는 것을 해봤고, 그것에 심취해 그녀와 연락하다 그녀를 생각하며 창문 밖으로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쌀쌀한 겨울날, 열어둔 창문을 통해 차가운 공기가 전신에 스며들었던 그 상쾌한 기분. 온몸이 시원해지며 정신이 맑아지고 사랑에 빠져 그녀를 속삭였던 그 감각이 나를 강타했다. 

 그 충격적인 감각과 감정은 나의 전신 감각을 일순간 일깨웠고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 생각날 때마다 창문 밖을 쳐다본다. 

 하지만 그 기분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고, 나는 오늘도 창문 밖을 쳐다본다.

 한 공간에서 다른 시간대의 기분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하면, 다른 공간에서 다른 시간대의 기분을 만끽할 때도 있다. 

 가을의 어느날, 학교가 끝나고 교문을 벗어났다.

 쌀쌀한 가을 바람이 나를 스쳤고 수 년전 여행했던 제주도 공항의 바람이 그것에서 느껴졌다. 

 순간 야자수가 보인듯했고, 제주 특유의 활달한 기분이 몸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바람 스치듯 사라진 그 기분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때론 하와이를, 미국을 여행갔던 다양한 나라들의 추억이 어떠한 매개체를 통해 나를 통과했다.

 그 기분은 마치 여행을 다시 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노스탈지아는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다양한 추억과 기억으로 이어진다. 그렇기에 매개체가 다양할수록, 추억과 기억의 깊이가 깊고 그 양이 방대할 수록 쉽게 느낄 수 있다. 

 다양한 경험으로 그 매개체와 기억들을 늘려야한다. 언제든 노스탈지아를 느끼며 살아가야만 한다. 

 그래야지만 나는 나의 삶을 이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매일 매일이 나의 전성기이며, 매일 매일이 꿈과도 같다.

 과거를 추억하며 그 감각을 느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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