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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치코 Jun 16. 2024

DJ들이 위기를 탈출한 방법

음악 장르로써의 '힙합'이 발전하는데

DJ들이 끼친 영향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파티에서 틀고 놀기 좋은 음악'에서 출발한

힙합이 흘러 나오는 곳엔 항상 DJ들이 함께 했고,

DJ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이 음악을 발전시켰다.


심지어는 힙합 음악의 탄생 역시, DJ의 몫이었다.


https://youtu.be/Hw4H2FZjfpo

힙합 음악의 탄생으로 여겨지는 DJ Koolherc의 Merry -Go-Round 기법 

하지만 힙합이 본격적으로 차트에 진출하며 MC들이 더 주목을 받게 되는

1980년대와 기술의 발전으로 더 이상 DJ들이 음악을 틀지 않아도 되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장르를 이끌어가는 이는 DJ가 아닌, MC(래퍼)가 되었으며

판을 열심히 돌리던 DJ의 자리는 작은 플라스틱 덩어리가 차지했다.


Digital Audio Tape


음악을 틀던 DJ의 자리를 차지한건 다른것도 아닌,

이 작은 크기의 플라스틱 덩어리였다.


기존의 카세트 테이프 보다 더 작은 크기, 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DAT는 일반 소비자들에겐

불필요한 제품이었지만, DJ들의 자리를 차지하긴

충분했다.



이 장르의 탄생과 발전을 모두 함께 했던 DJ들이

자신의 자리를 잃는데엔 2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턴테이블리즘 (Turntablism)은 그런 DJ들이 찾아낸

생존법에 가깝다. 


DJ들은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좋은 음악이 담긴 LP판을 찾고,

이 음악들을 자르고 붙이며 새로운 형태로 탈바꿈 했으며

이 판을 문질러 독특한 소리를 내기도 했다.


'턴테이블리즘'이라는 그 이름의 출처도 불분명하고

LP판과 턴테이블을 이용해 샘플링한 소리만으로

음악을 만든다는 발상은 이미 1940년대에도

존재했었지만 1990년대에 들어

힙합 DJ들이 자신들만의 음악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https://youtu.be/p-3iLnXV90s

턴테이블을 샘플링에 이용해 음악을 만든다는 시도는  '괴짜' 존 케이지가 보여주기도 했다.


DJ Koolherc의 브레이크비트 디제잉은

턴테이블리즘의 모태였으며

Grand Wizard Theodoer의 대표적인 기술인

'스크래칭'을 다른 DJ들이 연습하고

발전시킨 것은 이 운동의 출발점 중 하나였다.


디깅, 샘플링, 스크래칭 등 DJ들은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냈고 동시에 자신들의 근본을

잊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로 DJ들은 힙합 씬에 종사하는 다른 아티스트들은

범접할 수 없는 자신들만의 구역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며 다시금 힙합 씬을 발전시키고야 말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와 과거의 유산을

적절히 버무려낸 결과로.


https://youtu.be/2USMpGcWV1

마이애미 베이스 씬의 슈퍼스타 2 Live Crew에 속한 Magic Mike의 턴테이블리즘 앨범이다. 

이처럼 DJ가 어떤 음악을 디깅하냐에 따라

턴테이블리즘은 앨범별로 각기 다른 성격을 띠곤 하며

그 결과물로 [Entroducing...]이라는

 힙합 씬에 길이길이 남을 명반이 탄생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기술적인 방식으로 접근해

턴테이블리즘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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