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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단감

by 글바트로스

단감

한 바구니 사들고

귀가하는 발걸음 따라

바다 한가운데 떠 있던 섬도

삽살개처럼

기척 없이 따라왔나 보다.


돌담 옆으로

키다리 파수꾼처럼 줄 선 감나무밑,

감꽃 목걸이 만들던 꼬맹이도

어느새 다가앉으며

동그란 눈으로 말끄러미 쳐다본다.


대청마루에 앉아

긴 담뱃대 입에 물고

졸다 깨다 까치떼 쫓던 아부지

멍석위로 들깨 털던 앞수건 쓴 어매

휘어진 가지마다 익어가던 주황빛 단감

가을빛깔로 채색된 고운 엽서 한 장.


봄날 아지랑이처럼

아득히 멀리 사라진 초록유년,

가을동화 소곤대는

단감

한 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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