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로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은 오랜 시간 공들인 후보자가 원하는 회사에 최종 합격하고, 만족스러운 오퍼레터에 사인할 때다.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 3주 만에 퇴사 통보를 받는다면 어떨까? 최근 나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
1년 전부터 꾸준히 연락하며 관계를 쌓아온 후보자였다. 마침내 원하는 회사 포지션을 찾았고, 협상을 통해 만족스러운 연봉(90% 이상)까지 맞춰줬다. 다만, 스타트업이라 체계가 부족하고 초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충분히 설명했고, 경력이 풍부한 후보자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출근 3주 만에 퇴사를 결정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마무리해야 후보자, 회사, 그리고 헤드헌터 모두에게 상처 없이 끝낼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후보자의 퇴사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감정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후보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퇴사 이유 확인: 회사 문화가 맞지 않는지, 직무 내용이 설명과 다른지, 아니면 업무 외적인 문제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후보자의 진심 경청: 후보자가 어떤 점을 가장 힘들어하는지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는 자신의 결정을 이해받았다고 느끼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회고를 통한 교훈: 이번 경험을 통해 후보자가 다음 이직에서 어떤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이번 경우, 후보자는 회사의 체계 부족이 예상보다 훨씬 심했고, 업무보다 불필요한 행정 절차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상황에 지쳤다고 했다.
결국, 퇴사 결정은 번복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마무리를 위해 헤드헌터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후보자에게는 진심 어린 조언을: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하고, 다음 커리어를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야 한다. "이번 경험이 실패가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하세요"와 같은 따뜻한 위로와 함께, 다음 이직 시에는 더 꼼꼼히 체크해야 할 부분을 함께 짚어주면 좋다. 헤드헌터와 후보자의 관계는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회사에는 솔직한 피드백을: 회사의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퇴사로 인해 큰 손실을 입은 상황이다. 헤드헌터는 후보자의 퇴사 이유를 정제된 언어로 솔직하게 전달해야 한다. "후보자의 성향과 회사의 현재 성장 단계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와 같이, 개인적인 감정보다는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피드백을 전달해야 한다. 이는 회사가 향후 채용 전략을 수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헤드헌터는 자기반성을: 이번 사례를 통해 헤드헌터 자신도 돌아봐야 한다. 후보자에게 체계 부족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했지만, 후보자가 느끼는 어려움의 깊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다. 다음부터는 후보자의 성향과 회사의 현재 상황을 더욱 면밀히 분석하고,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에피소드는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겼지만, 헤드헌터로서의 전문성을 한층 더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헤드헌터의 역할은 단순히 사람을 연결하는 것을 넘어, 관계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책임감 있게 마무리하는 것이다.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했는지 궁금하다. 함께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