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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여행자 Sep 25. 2019

소유격(~의) vs. 처소격(~에)

<스피치라이터의 맞춤법> 제2호

"이런 건 초등학생이나 틀리는 거지!"

이 말을 취소해야 하겠습니다.


유력 신문이라는 중앙일보('19.9.25) 27면 오피니언에 실린 글입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쓰고 중앙일보 교열기자가 살피고 데스크가 오케이한 내용입니다.

조사는 앞말에 붙여 쓰며 주로 명사나 대명사와 같은 체언의 성격을 드러내 주는 품사입니다. 주어, 서술어, 목적어라고 불리는 문법적 관계를 표시해주죠. 우리말로는 '토씨'라고도 합니다. 조사는 격조사(은,는,이,가,에게), 접속조사(와,랑), 보조사(는, 조차, 까지,마저)가 있습니다.


이 글에 쓰인 (~의)는 소유격 조사로 두 단어의 관계를 알려줍니다. 나의 책(=내가 소유한 책)처럼 앞 단어가 뒷단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에)는 시간, 장소, 방향, 날짜를 알려주는 처격 조사입니다. [학교에 간다, 월요일에 만나] 로 쓰입니다. (~의)와는 뜻이 전혀 다릅니다.


서울대 교수가 틀린 것도 이해 안 가지만, 이걸 틀린 제목 그대로 내놓은 중앙일보의 무지와 무관심과 불성실이 더 놀랍습니다.


비문은 또 있습니다. 주어가 두 개인 문장이고, 꾸며주는 말과 꾸밈을 받는 말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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